오한흥의 옥천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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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차로 호객행위를 해서야...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2.06.20 00:00
  • 호수 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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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군수가 최고'라는 말만 하고 살까? 아니면 비판의 수위를 낮추든지, 아예 접어? 사실 이런 생각을 한 게 한 두번이 아니고, 어제 오늘이 아니다. 갈수록 쌓이는 부담 때문이다.이런 부담은 여러가지로 부족한 필자의 미흡함이 가장 큰 이유며 그 다음 요인은 비판의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힘이 센 사람이나 집단일 경우 부담의 크기 또한 덩달아 커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현실적으로 민선군수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신가는 여러분도 알고 나도 잘 아는 일이다. 또 일회성 힘이긴 하나 투표로 확인된 지지자들도 한 둘이 아니다. 그러니 이 분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를 부담없이 한다면 그 건 거짓말이다. 솔직히 고백한다. 부담 엄청나게 크다. 담당 공무원을 군수실로 불러들여 준공도 안된 공사대금을 지급하라고 압력을 넣다가 `안된다'고 버티자 `정말 안되느냐?'는 되물음과 함께 그 날로 다른자리로 쫓아냈다는 어마 어마한 힘의 실체를 내 모르는 바 아니다.
 
아침 참모회의 시간을 통해 간부들을 향해 `나하고 일하기 싫으냐' 말씀에서도 만일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공포 비슷한 걸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군수자리가 대단하고, 힘이 세다는 이유와 기타 등 등의 부담을 이유로 그럴 수는 없는 게 신문이다. 다 아는 얘기겠지만 권력에 대한 부단한 감시와 견제가 마비된 언론이라면 이미 그것은 엔진이 고장난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엔진이 고장난 자동차로 고객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처럼 권력에 대한 비판기능이 마비된 언론은 독자들에게 피해만 가중시킬 뿐이다. 고치지 못할 자동차라면 서둘러 폐차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방치차량 문제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다. 미관상도 그렇고 두고 두고 공해요인이라는 거.
 
우리고장의 언론현실 현실은 어떠한가. 다른 지역에 비해 그래도 나은 편이라는 말에는 필자도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고, 아직은 암담하다는 게 필자의 진단이다.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은 고사하고 거기에 빌붙어 그 대가로 주민들의 혈세에 빨대를 들이댄 채 단물을 빨고 있는 일부 지방일간지와 그 곳 종사자들의 사이비적 행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사, 지국도 없이 배달망조차 깨져 배달도 제대로 안되는 200부 미만의 신문. 기자라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구걸하다시피 지사, 지국장을 물색하는가 하면 1주일씩 배달을 안하고도 사과 한 마디 없는 신문. 이 걸 언론이며 기자랍시고 군에서는 비좁은 공간을 비워 기자실을 내주고, 여기에 전화, 전기,메이커 책걸상에 에어콘까지 완전 세트로 무료 제공을 해준다.

이 것뿐이 아니다. 기자들에게 돌아가면서 계태워 주듯이 시켜주는 해외여행(자기들끼리는 해외취재라고 함). 역시 돌아가며-때로는 한꺼번에- 군정홍보라는 그럴듯한 이름로 제공되는 고액의 광고. 이 돈이 다 어디서 나오겠는가? 5천원, 만원짜리 주민들의 혈세가 모아져 만들어진 돈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여기까진 언론사(?) 얘기고, 기자들 얘기 하나만 더하고 넘어가자.
 
봉급과 밥얘기다. `봉급이나 받고 다니는 사람들이냐?' 이상한 질문과 답변이 한 동안 풍문처럼 떠돌은 게 사실이다. 얼마전 한 기자의 말이라며 `자신의 통장을 확인해 보니 석달동안 27만원이 입금됐더라'는 소문도 돌았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렵긴 무지하게 어려운 모양이다.

밥얘기는 아침 저녁은 집에서 해결할테니 그렇고 주로 점심얘기가 되겠다. 이 부분도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들과 같이 밥먹고 싶어하는 부류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중요한 건 `얻어먹는다'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먹는 얘기라 하면서도 좀 그렇긴 하다.
 
이상이 내가 알고 있는 우리고장 언론 환경의 부분적인 풍속도다. 이 정도면 수리가 불가능한 엔진이 고장난 차량도 보이고, 핸들없이 운행하는 차량들이 보일 것이다. 어쨌거나 앞서 얘기한대로 다른지역에 비해 우리고장의 언론환경 전반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본다. 물론 기자들 입장에서야 정반대의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고장난 차량으로 호객행위는 여전하며 수리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티코와 프라이드, 아니 이미 단종된 포니 수준의 본보는 매일 매일, 하루도 쉬지않고 점검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약간의 무리가 올지언정 부담을 싣고 힘차게 달릴 것이다. 열심히 비판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얘기다. 끝으로 중부매일신문 6월9일자 정병상 기자의 기사 한 부분을 소개하며 공개질문을 드린다. 답변을 주시면 본보에 게재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실제로, 8일자 이 신문(옥천신문)을 보면 `유봉열 군수후보 백만원짜리 한복 받았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1면 톱기사로 장식해 주위의 시선을 끌었는가 하면 이 신문 대표이사 오(필자)모씨는 `유봉열 후보, 정말 왜 이러시나'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첫째, 정기자는 정말 기자의 양심에 입각해 이 기사를 작성하셨는가? 둘째, 그렇다면 유 군수의 한복사건은 기사가치가 없다는 판단이었고, 그 걸 보도해 고소당한 사실은 보도가치가 있다는 뜻인지. 셋째, 이 기사가 정말 기사로서의 기본을 갖춘 기사라고 생각하시는지. 하신다면 유봉열 군수의 고소사건과 필자기사와의 연관성은 무엇이며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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