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흥의 옥천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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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없는 5지 선다형 문제풀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2.05.30 00:00
  • 호수 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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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들을 뽑기로 했다. 큰 집(?) 일꾼 셋를 포함해 인원은 모두 열넷, 적지않은 인원이다. 그 전에도 일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더 큰 집에서 지맘대로 일꾼을 지목해서 내려보내다 보니 이 게 정작 중요한 우리 집 일은 뒷전이었다. 그래서 좀 귀찮더라도 우리 집 일꾼은 우리가 직접 뽑기로 한 것이다. 10년쯤전부터...

살림 규모로 볼 때 일꾼이야 사실 한 명이면 충분하겠다는 생각도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불완전한 게 인간이고, 일꾼 또한 인간이 아닌가? 그래서 머리를 쓴다고 쓴 게 한 명의 살림꾼에 나머지 열을 더 붙여 이들 열명으로 하여금 살림꾼의 `불완전한 짓거리'을 막아보자는 생각에서 이런 머리를 쓴 것이다.

그러니 이 사람들끼리 죽이 맞아 주인 몰래 짜고치는 판이라도 벌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격이며 집안살림은 아주 거덜나고 마는 것이다. 지면관계상 열명에 대한 얘기는 이 정도로 하자.  딱 한 명, 집안 살림을 이끌 일꾼 얘기로 좁혀보자.  한 명 뽑는데 다섯이나 모였단다. 전에 각각 3년, 4년, 그 앞에 4년까지 합치면 이미 11년이나 해먹은 사람을 포함해...
 
쟁기타령에 일이 많느니, 어쩌니 투정도 많더니만 그래도 그만한 자리가 없나보다. 재미가 꽤 쏠쏠했던 모양이다. 들리는 소문엔 이 게 이름이 좋아 일꾼이지 일단 이 관문만 통과했다 하면 뽑아 준 주인? 웃기시는 소리란다. 인사의 각도가 틀려지지는 건 기본이고 주인과 일꾼의 위치가 뒤짚어지는 게 바로 이 순간이라는 말도 들린다.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 싶다. 주인에게 충성? 봉사? 이 말 믿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중에 또 기회가 있을 걸로 안다. 해결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니 일단 뽑은 다음에 기회를 보도록 하자. 어쨌든 일꾼 한 명을 뽑는데 다섯명이 지원한, 경쟁율이 5대1이나 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주인 입장에서야 일단 기분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럴리는 없지만 아무도 안나오면 그 것 또한 큰 일 아닌가?
 
여하튼 모두 다섯이란다. 많다. 그런데도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소리는 또 뭔가? 한 사람은 11년을 하고도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착각에 빠져 있는 안하무인에 욕심장이라는 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양지만 쫓아다닌다는 지적에 '그래도 추웠다'는 말을 한단다. 어떤 사람은 평소 처신이 어땠길래 그 사람이 사는 마을 이장도 어려울 거라는 소문이 들린다. 면접시간에 말귀도 못알아 듣고 딴얘기를 늘어놓는 사람도 얘기된다. 아르바이트생과 정식직원조차 구분도 못하는 사람이 집안살림을 맡겨달라는 억지를 부린단다.
 
더 있지만 이 정도로 줄일란다. 다섯명에 다섯가지 얘기를 정리했으니 알아서들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 가지시기 바란다. 물론 욕심나면 더 가지셔도 좋다.    만일 이 게 사실이라면 이 거 정말 작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얼마남지 않은 면접기간이 끝나고 그 날(?)이 오면 이 중에 누군가 하나는 틀림없이 뽑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정말 골치아픈 일이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쉽진 않지만 나는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가 어디 이런 분위기에서 한 두 번, 하루 이틀 일꾼을 뽑아왔던가. 이렇게 쌓아 온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지혜를 모아보자는 얘기다. 정리한다. 이런 상황은 한 마디로 '정답없는 5지 선다형 문제 풀기'다. 따라서 '어떤 게 맞는 답인가'로 접근하는 방식은 무리라는 얘기다. 시간만 가고, 머리만 아플 뿐 정답이 나올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방식으로 접근하셨다간 날 더운데 건강해치실 수도 있다.
 
따라서 반대방향에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확실하게 틀린 답부터 찾아나가면서 맨 마지막에 남는 걸 찍자는 얘기다. 이 거 자주 해 본 일 아닌가. 여기에다 도토리 키재기일 망정 자세히, 꼼꼼히 챙기는 인내를 동원하자는 것이다. 미미하나마 분명히 편차는 있다고 본다. 머리아프다고 답안지 찢거나 버리시면 안된다. 절대 포기하시면 안된다. 쉬운 문제는 아니나 이럴수록 인내와 지혜를 모아 확률이나마 높일 수 있는 답안작성이 최선 아닌가? 

며칠전 군수후보자 토론회가 있었다. 이 날 토론회를 지켜 본 한 주민은 이들 후보자의 평균 점수를 30점으로 채점했다. 이 평가가 맞다면 이 건 확실한 낙제점이다. 그러나 30점이 점수가 평점이라는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이 얘기는 30점이상과 이하가 두루 섞였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찾아보자. 참가점수가 전부인 10점짜리부터...  이래서 투표율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우리 옥천이 투표율 전국 16강안에만 든다면 이는 `월드컵 축구 16강 달성' 그 이상의 의미있는 일로 기록될 것이다.  

[2002, 6.1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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