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손맛, 아득한 고향속으로...
정겨운 손맛, 아득한 고향속으로...
지용제 일환 '전통떡만들기'
  • 황민호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5.04 00:00
  • 호수 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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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 만들기 시작한 인절미와 화전 향이 조리교육실 안을 가득 메웠다.
조곤조곤 내리는 비 때문에 밀린 농사일을 해치우려는지 아줌마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 그래도 하나 둘씩 모여들더니 벌써 17명이다. 오전 10시 농업기술센터 2층 생활과학관, `우리음식연구회'의 지용제 부대행사로 기획된 '전통떡만들기' 긴급회의가 한창이다.

"아주 헌 옛날 옷을 입고 오라네!", "너무 많으면 안 된다고 3∼4명만 나오래!", "그러면 떡메는 누가 치라고?", "지나가는 남정네보고 치라면 되지"

문화원측에서 요구하는게 많다며 잠시 투덜거리더니 재빨리 의견을 규합하고 전열을 다듬는다. 아줌마들의 수다를 잠재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영화 강사, 요점만 콕콕 찍어대더니 일사천리로 회의를 진행한다. 김미숙 회장도 사람들의 의견조율에 앞장선다. 인절미에 쓸 찹쌀과 화전에 쓰일 진달래 등 준비물을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찹쌀은 누가 좀 해오고, 방앗간 계약은 총무가 좀 맡아줘!"
"찹쌀은 집에서 가져오지 뭐! 방앗간 계약은 내가 할께."

50여분간 길게 끈 회의를 끝마치고 자리를 옮겨 조리교육실. 아줌마들은 신이 났다. 정확히 3개조로 자연분산되더니 오랫동안 함께 한 파트너인냥 손발이 척척 맞는다. 부지런히 얼린 대추를 녹이고, 찹쌀을 주무른다. 부산하게 움직이더니 어느새 뚝딱 만든 화전 하나, 진달래 대신 쑥과 대추로 모냥을 내고 꿀물을 듬뿍 발라 먹어보라고 권한다.

몇번이고 사양하다가 집어넣은 화전엔 정겨운 아줌마들의 손맛과 알싸한 자연향이 그대로 체내에 스며든다. "그래, 바로 이맛이야!" 떡메를 치고 그 향긋한 떡을 맛보려면 5월11일과 12일 공설운동장 입구로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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