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국의 범법행위
신문지국의 범법행위
오한흥의 옥천엿보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2.03.09 00:00
  • 호수 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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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의 만평
`찌라시'라는 말로 통하는 광고지를 여러분은 아실 거다. 신문 구독을 하다보면 그 안에 끼워서 배포하는 광고지 말이다. 신문삽지라고도 부르는. 그런데 이를 둘러싼 문제가 아주 심각한 모양이다.

급하게 `심각한 문제'라고 결론을 내린 이유는 이 문제가 단순히 웃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범법 행위'라 말하고 싶다.

수사기관에서도 내 얘길 제보삼아 한번 나서 보시기 바란다. 허탕치는 일은 없을 걸로 자신하니. 신문지국의 일방적인 삽지 투입으로 인한 구독자 무시나 이들의 짜증스런 호소, 자원낭비 등은 접어두자.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어쩌면 무뎌지기도 하셨을테니 말이다. 가장 민감한 돈 얘기만 하겠다. 탈세문제도 빼고.

주로 영세상인들이 이용하는 걸로 알려진 신문삽지(찌라시)는 광고주가 일정정도 비용을 부담해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지는 몇 개의 신문지국을 이용해 지국별로 배달되는 신문부수만큼을 끼워서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이로인한 광고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 때 신문삽지 비용은 광고지의 크기와 장수에 비례한다고 한다.

다시말하면 배달되는 부수가 많은 신문지국을 이용할 경우 찌라시 소모량이나 배포 비용이 그만큼 많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웃기지도 않는 문제가 숨어있다. 모든 비용이나 광고효과의 산출근거인 지국별 신문 배포현황의 대부분이 허위라는 것이다.

군내 한 광고업자에 따르면 "지국별로 1회당 적게는 1천부, 많게는 2천500부의 신문이 배달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에 비례해 광고지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엿장수 가위질 횟수처럼, 지국장들 맘대로 `몇 부입니다'라고 말하면 그 걸로 끝이라는 얘기다. 이 부수에 맞춰 광고주는 돈들여 만든 찌라시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내 생각엔 이건 최소한 사기다. 범법이라는 말이다. 그것도 어려운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액수? 이것도 장난이 아니다. 뭐든 모으면 커지는 법, 장기간에 걸친 다수상인들의 투자(?)를 감안하면 이게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신문지국에서는 부수 밝히기를 꺼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업상 무슨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묻는 사람에게 되레 핀잔을 주는 경우마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웃기는 경우가 다 있다.

실제로 우리고장에서 배달되는 지방일간지의 경우 100∼300부 수준이며 중앙일간지의 경우도 대부분이 500부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몇 군데 지국에서는 "1천부는 넘는다" "1천500부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는 등 말꼬리를 흐리고 있지만 이 또한 믿음이 안가기는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한 신문지국 관계자는 "평소에도 심하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많다"며 "200부 이쪽 저쪽 배달되는 신문지국에서 1천∼2천부의 전단지와 비용을 받아가는 걸 목격한 적이 있다"는 증언이다. 코미디치고는 너무 의도적이고 우리고장 영세상인들의 비용부담이 크지 않은가? 각 지사, 지국장들의 투명한 공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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