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줄어드는 의미
인구가 줄어드는 의미
오한흥의 옥천엿보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2.02.23 00:00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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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의 만평
우리고장 주민수가 계속해서 줄어 들고 있다. 지난 주 본보 보도에 의하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우리고장 인구는 5만9천836명으로 6만명선마저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수치는 민선자치시대가 개막된 지난 95년 6만4천789명에서 무려 약 5천명이 줄어든 수치다. 쉽게 말하자면 유군수 임기 7년동안 줄어든 인구가 우리군에서 규모가 제법 크다는 청산면 전체 주민수에 해당되는 것이며 안내, 안남을 합친 인구를 웃도는 규모다.

허약한 체질엔 작은 충격도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같은 이치로, 군세가 빈약한 우리고장의 경우 이런 규모나 속도의 인구감소 충격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인구감소는 당장 재원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띠는 부분은 전반적인 인구감소 추세속에서도 노령화의 급격한 진행과 이에 반해 20세미만 젊은층의 인구감소율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우리고장 인구가 팍팍 줄고 있다는 사실도 아픈 판에 모양마저 심상치 않은 것이다. 언젠가 군에서도 인구감소 문제에 대해 꽤나 심각하게 걱정을 하고 나름대로는 대책도 세우고 노력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 때 즐겨쓰던 `인구증가를 위한 유인책'이라는 말 기억들 하실 것이다. 결산은 보셨으며, 효과는 또 어떠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군 간부급 공무원들조차 `문제는 문젠데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군의원들께는 짚어보셨냐고 묻지 않을란다. 아직 시간도 충분하고 따로 기회가 있을테니 푹 쉬시면서 하시던거나 열심히 하시기 바란다. 민선 7년을 이끌어 온 유군수의 말씀을 한번 듣고 싶다. 군수께서는 맨날 입만 벌리면 `살기좋은 옥천'이니, 복지군이니, 환경군이니 강조는 하나 내가 보기엔 전혀 아니라는 진단이며 인구감소 이유다.

우리고장 옥천이 정말 살기좋은 주거조건을 갖추었다면 직장을 옥천에 두고 굳이 불편을 감수해가며 인근 도시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리 없다. 주류를 이루는 사람들이 누군가는 밝히지 않겠다. 왜? 틀림없이 거주이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됐다는 말씀들을 하실테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살기좋은 옥천'은 말뿐인 헛구호며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연환경이 수려하다는 말은 그럭 저럭 인정한다. 진정 우리 옥천이 교육여건을 포함해 복지정책이 웬만해 살만한 고장이라면 너도 나도 머리싸매고 `옥천가서 살자'는 말과 함께 옥천으로 들어오는 이사행렬? 모르긴해도 아마 여러 줄일텐데 그렇지가 않으니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며칠전 한 후배를 만났다. 하는 말이 대전으로 이사갈 생각이란다. 솔직히 나는 말리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명분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지금보다 생각이 훨씬 모자라던 시절 이 후배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사람들을 앞뒤 생각안하고 몰아붙이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이런 지역정서는 아직도 짙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정서적 부담을 알면서도 이 후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살기좋은 옥천이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가 없었던게 그 이유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을까. 앞서 진단이 그러했듯이 대책 또한 쉽고 간단한 문제라고 본다. 진정 우리고장을 살기좋은 옥천으로 가꾸면 되는 것이다. 누가 그 걸 모르냐고 성급하게 질책하진 마시라. 이 거 역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니.

`살기좋은 옥천'이라는 포장은 이미 오래전에 완성됐다. 이 포장안에 걸맞는 충실한 내용을 채워나갈 역량있는 공복을 선출하면 된다. 잔치집, 초상집이나 기웃거리고, 심지어 이삿집에 하이타이나 사들고 다니는 사람 뽑았다간 인구 6만선이 아니라 5만, 4만선 무너지는 일도 시간문제라는 사실을 잘 아셔야 한다.

이제 100일 남짓한 6월 선거에서 어떤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 정답을 제대로 찾으셔야만 한다. `살기좋은 옥천' 말로만 떠드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그 선택을 돕기 위한 풍부한 자료 생산은 물론 본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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