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밑까지 모자를 푹 눌러 쓴 아이들의 모습에서 보듯 지난 19일, 안내초등학교 학생들의 학부모와 함께 하는 산행은 쌀쌀한 날씨속에서 시작했다.
볼은 금새 빨갛게 변했지만 아이들의 입놀림은 그칠 줄을 몰랐다.
"아빠, 빨리와!" 앞서 나가며 손짓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학부모들의 거친 숨소리가 차가운 산공기를 가른다.
"지난해에는 덕대산을 올라갔는데 눈 쌓인 길을 잘도 올라가더라구. 오히려 학부모들이 먼저 지치는 것 같아" 아이들을 따라 나선 예관영씨가 아이들을 향해 흐뭇한 미소를 건낸다. `인포리 뒷산, 우리가 점령한다'란 깃발아래 부모님의 손을 잡은 아이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져 3km가 조금 넘는 산행길을 1시간 30분만에 올랐다.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고는 하지만 엄마보다는 아빠와 아이들이 얘기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이번 행사를 준비한 정태각 아버지회 회장의 얘기다.
98명의 학생들과 3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가한 안내초등학교 학부모와 함께 하는 산행은 안내면과 안남면을 연결하는 임도를 따라 피실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끝이 났다. 학교에서 재배한 박씨를 나눠 갖고 가족사진대회, 자연관찰 발표회, 학생과 학부모가 참가한 장기자랑 대회 등 모처럼 부모님과 함께 한 시간을 가진 아이들은 내년을 그리며 피실 강변을 뒤로한 채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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