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우리 오르간 배우자"
"얘들아! 우리 오르간 배우자"
안내초 제1회 '오름길멜로디' 발표회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2001.12.21 00:00
  • 호수 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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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5일 학생들의 오르간 연주발표회가 열렸다.
오르간을 대신해 피아노, 카세트플레이어, 텔레비전과 연결된 CD 반주기 등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례로 음악시간을 지키고 있다.

CD의 경우 반주와 함께 텔레비전 수상기에 영상과 노래가사가 나오고 지도교사의 입장에서도 편리하지만 직접 오르간을 연주하며 고개를 돌려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어린시절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왠지 교실에서 사라져버린 `오르간'에 대한 아쉬움이 생긴다.

15일, 안내초등학교(교장 이병석)는 추억 속의 그 오르간 소리로 가득했다. 학생들이 1년여 동안 갈고 닦은 오르간 연주 실력을 선보인 `오름길멜로디' 발표회가 30여명의 학부모와 100여명의 재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급식실에서 진행됐다.

급식실 무대를 의자 삼아 오르간 앞에 앉은 아이들은 `작은별', `주먹 쥐고' 등의 친숙한 동요와 `탄일 종이 땡땡땡', `흰눈사이로'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캐럴을 연주했다. 관객석에 학생들은 스스로 흥에 겨워 연주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냥 즐거워했고 그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연주에 걸린 시간이라야 짧은 동요가 대부분이어서 2∼3분 내외였지만 사회를 맡은 이소연, 김초롱 학생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르는 학생들의 표정은 어떤 프로 음악가들보다 진지했다. 이날 중주와 독주 등으로 발표회에 자율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은 재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50여명이었다.

연주가 끝나자 이병석 교장은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모두 잘했기 때문에 순위를 매길 수 없다"며 연주를 한 학생들에게 일일이 선물을 나눠주었다. 이 교장은 "용촌초등학교와 대동초등학교가 안내초등학교로 통폐합되면서 창고에 오르간이 15대 가량 있어 평소 멜로디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적은 농촌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오르간 교육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오르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정(27·음악전담)교사는 "컴퓨터 등 기계적인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오르간 교육이 아이들의 정서순화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자신이 다른 학교로 가더라도 아이들끼리 연습이 가능하도록 학년별로 섞어서 조를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안내초등학교의 오르간 연주 발표회에서는 기관단체장들의 지루한(?) 소개와 인사말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의 손과 발을 타고 흘러나오는 오르간 소리가 무척 인상 깊었던 발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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