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성적으로 입학
고교 내신성적으로 입학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2001.12.01 00:00
  • 호수 5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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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부터 실업계고, 특수목적고, 특성화고의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2002학년도 고입 전형이 이루어진다. 특히 올해의 경우 고입 시험을 보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내신성적)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첫 해이기도 하다.

내신성적은 인성성적과 교과성적으로 나뉜다. 인성성적은 출결사항 24점, 특별활동 12점, 봉사활동 12점, 행동발달사항 12점 등 총 60점 만점이며 교과성적은 1학년 성적 20%, 2학년 성적 30%, 3학년 성적 50%를 반영해 240점 만점이다. 인성성적과 교과성적을 합한 300점이 내신총점이 되지만 교과성적의 반영 비율이 아직까지는 절대적이다.

인성성적 중 행동발달사항과 봉사활동, 특별활동 등의 영역에서는 학생회 임원 활동 경력, 봉사활동 경력, 표창 수여 등에 따라 학년별 최고 1점까지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입학 원서 접수를 얼마 앞두지 않은 요즘 기말고사까지 모두 마친 중 3학생들의 내신성적 산출로 각 학교는 분주한 모습이다.

안내중학교 백봉현 교사는 내신전형 입학제도에 대해 "별도의 경쟁 시험 없이 자신의 중학교 내에서의 성적이 선발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불리한 농촌학생들에게 유리하다고 본다"며 "학교 교육 정상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이러한 이유로 청주권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외지에서 내신성적이 좋은 중학생들이 지원할 경우 별도의 시험없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으로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에서는 학생들의 학교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된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옥천중학교 김이숙 교사는 "학생들에게 입학시험의 기회가 없어지면서 학교 성적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교사는 "입학시험이 하나의 계기였는데 그 계기가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막연하게 공부를 하다보니 공부는 상대적으로 덜 하면서 시험에 대한 부담은 크게 갖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첫 내신전형으로 고입을 준비하고 있는 박용우(옥천중 3)군은 "내신으로 고등학교를 가니까 학교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특별히 더 부담스럽거나 덜 부담스럽거나 하는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올 군내 고등학교 입학 정원은 옥천고등학교가 280명, 청산고등학교가 70명, 옥천상업고등학교는 작년보다 한 반이 줄어 245명 등 모두 595명이다. 또 군내 중학교를 졸업하는 인원은 옥천중 279명, 옥천여중 213명, 청산중 67명, 이원중 52명, 안내중 39명 등 모두 650명이다.

외형적으로는 입학 정원이 졸업생보다 55명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공업계열이나 체육계열 입학을 위해 타 시군에 있는 고등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감안한다면 실제 고등학교 입학 탈락자는 이 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 고입을 담당하고 있는 각 중학교 3학년 담당 교사들은 인문계 고등학교인 옥천고등학교 합격권을 학교 석차백분율로 볼때 43∼45%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옥천중 학부모 시험 감독 도우미 운영
이렇게 고등학교 입학에 있어 중학교 성적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옥천중학교(교장 황인길)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3학년 기말고사기간에 학부모가 시험감독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교측은 "자녀들의 시험감독을 통해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고사 감독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황인길 교장도 "반응을 살펴보고 교사, 학교운영위원들과 상의해 가능하다면 전 학년으로 이 제도를 확산시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학교에서 만난 김송희(44)씨는 "남의 것을 훔쳐보는 아이들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되었지만 한번쯤 이렇게 학교에 와서 아이들 시험보는 것을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공인숙(45)씨는 "한 줄로 늘여 놓은 좁은 책상에 40분 동안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니 무척 안타까웠다"며 "한 편으로는 우리가 아이들을 못 믿는 것처럼 비춰져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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