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 덕기 덩기덕 얼쑤!
덩 덕기 덩기덕 얼쑤!
현실 흐름찾아 생활문화로 정착을…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2.23 11:03
  • 호수 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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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 덕기 덩 기덕 얼∼쑤!

하나아 두울 세엣 넷

두울 둘 세엣 넷.

문화원 2층의 문화예술 코너의 문을 여는 순간 난로 1대뿐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더운 열기가 온몸을 감싸왔다.

강습회를 여는 강사들까지 합해 보았자 20여명, 단출한 수강생들이지만 불림과 추임새를 넣는 목소리는 우리 것을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열정어린 목소리 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흔한 에어로 빅 강습도 아니고 대학가에서 유행하는 소위 허슬 강습장면도 아니다. 말로만 해도 정감이 다가오는 우리 것. 지난 8월에 대전문화원 놀이패 「@루리」에 의해 처음으로 옥천지방에서 탈춤 강습회를 연 뒤 이번이 두번째로 놀이패의 이름은 적지않은 사연을 가지면서 「멍석」으로 바뀌었지만 그때 강습을 열었던 놀이패의 구성원은 거의 변함이 없다.

수강생은 그리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국민학교 꼬마(?)로부터 주부, 또는 교사까지 약 35명이 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 틸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인가에 대한 분석은 차후로 미루고서라도 오후 3시와 6시, 2번에 걸쳐 여는 이 강습회는 일반 1만원, 학생 5천원의 회비가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무슨 상업적인 냄새나는 회비를 내고 배워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고 명쾌하게 이 놀이패의 회장인 조재인 (27) 씨에게서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 문화를 익히는데 있어서 유료 강습회는 드문 것으로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문화를 거저 얻으려고 하는 경시풍조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문화도 소중하며 돈을 받고 배울 만큼 값어치있는 것입니다. 곧 우리 문화에 대한 학대 내지 천시풍조는 없앨 때입니다.』 박제화된 전통문화의 현실 속에서 생활로 이끌어내어 이 시대의 아픔과 함께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탈춤이 재발굴된 것은 지금부터 얼마되지 않은 70년대 였다. 탈춤은 결코 어렵지 않다. 조회장의 말을 다시 들어 보자.

『박제화되고 절단된 우리 문화에 대한 막연한 향수를 가지고 있지만 민족적 정서가 부족한 사회현상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결국 나이트 클럽이나 고고장등을 찾는 것 아니겠어요?』

사회의 많은 방면에서 우리 것 찾기운동이 가느다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이 때에 「양주별산대 놀이」 강습회를 지방으로서는 처음으로 옥천에서 갖게 되었다는 「멍석」패는 분명 이 시대의 한 구석을 살아내는 이웃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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