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봉
관성봉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1.25 11:03
  • 호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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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져 내려오는 한 토막의 일화가 있다. 다재다능한 어느 서양 화가가 있었다. 어느날 대자연을 접하고 이를 한 가지 색만으로 그려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검정색만 혹은 빨강색먼 아니면 파랑색만…. 그러나 단 한가지 색상만으로는 그 자연을 그려 낼 수 없었다.

▲민주주의를 이런 한 폭의 그림에 비유하곤 한다. 이는 한가지 색상이 아닌 다양한 색들이 모여져 한 폭의 완성된 그림이 이루어지듯이 민주주의 또한 다양한 계층과 목소리 그리고 숱한 이론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발전을 거듭해 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하늘을 날으는 새를 통한 비유하나를 더 들어보자. 새는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를 가지고 있어 완전하게 공중을 날아 다니고 있다.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를 각각 한자로 쓰자면 좌익과 우익이 된다. 좌익과 우익 그 중 어느 한쪽을 잘라내기라도 한다면 새로서는 가장 치욕적인 상처, 즉 날지 못하는 불구가 되고 마는 것이다. 세상 천지에 한쪽 날개만 가지고 날아다니는 새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생명체 아닌 비행기나 에드벌룬도 좌측과 우측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진리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한탄조로 이런 말을 한다. 예나 지금이나 바른 소리 잘하고 성실한 놈은 버림받고 미움사고 반역이다,좌익이다,왕창 몰아 어데로 간다고. 또, 지금 사회는 사람이 없다고 푸념도 한다. 그러나 사람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지금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서는 희미한 자신의 불을 지키며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각계 각층에서 일고있는 많은 목소리와 주의 주장들, 이것들을 결코 사회 불안의 근본 요소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그 요소는 사회구조적인 모순에서 찾아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취해야 할 가장 최선책이라면 요구와 주의 주장들을 더이상 물리적인 힘으로 막으려 들 것이 아니라 근본 치유를 위하여 원인 규명에 나서는 일이다.

▲아무 주장도 못하고 그저 침묵하며 말없이 따라 주는 것,이것이 안정과 번영의 길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역사상 가장 큰 실수요 범죄행위에 버금가는일 일 것이다. 참다운 민주주의와 통일의 길은 많은 주장과 논쟁 그리고 문제 제기와 문제 해결의 과정을 거치며 시끄러운 듯 하여도 진정 조용하고 흩어져 있는 듯 하여도 진정 뭉쳐져 있는 사회 분위기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헌법상에도 명시되어 있거니와 자유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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