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순례④
유적지순례④
청정한 "용암사 마애여래입상"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1.11 11:03
  • 호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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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의 여운 속에 길게 늘어진 늦가을의 낙엽을 따라 평온의 산 속으로 밤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가버린 노송들의 사이로 온갖 새들이 날고 사바세계의 백팔번뇌를 잊게 해주는 용암사.

신라24대 진홍왕 2년의 신조사에 의해 창건된 용암사는 옥천읍 삼청리 산 51-2에 위치해 있고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산하에 소속 되어 있는데 스님네의 구전에 의하면 속리산 법주사보다 12년이 앞서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천여년의 법보를 지켜온 가람(절) 곳곳에 이끼낀 기와조각들이 옛영화를 오늘에 까지 알려 주고 있다.

더불어서 일행은 대웅전 뒤 중턱길로 20m정도 오르니 바위에 새긴 지방유형문화재 17호로 지정(1976.12.23)된 용암사 마애여래입상을 만나볼 수 있었다.

크기는 297cm(밑의 연화좌까지)의 거상으로 머리는 소발(흰머리칼)이며 위에 도품한 육계(부처님의 정수리에 솟은 상투모양의 살덩이)가 마련되어 있다. 양눈과 코, 입 등은 잘 정돈되어 있고 얼굴은 약간 갸름하고 원만한 모습을 띠고 있으며 파격적인 미소에도 불구하고 도식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양쪽 귀는 긴편은 아니나 목에 삼도(번뇌도 업도 고도)가 돌려져 있고,위엄이 넘치고 있다.

양쪽 어깨는 신라 불상답게 당당하고 법의는 편단우견(오른쪽 어깨가 드러나도록 입는 것)으로서 가사의 형체가 뚜렷하고 사실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수인(손의 모습)은 왼손을 밑으로 내려 법의를 펼친듯 하고 오른손은 그대로 내리고 있다. 허리 아래의 법의는 그대로 흘러 큼칙한 활모습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가사는 짧으며 양쪽발이 노출되었고 양쪽으로 벌리고 있다. 발 아래는 마애불의 특징인 화사한 연꽃좌가 조각되어 부처님의 모습은 신라 시대 연꽃조각을 닮아 시대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 불상은 갑실형으로 바위를 파서 도드라지게 새긴 얕은 부조의 마애불입상으로 붉은 바위색이 퍽 인상적이다. 조각방법은 양각으로 되어 있으며 조각솜씨로 보아 신라시대인 9C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위틈을 타고 흐르는 석간수, 청정한 풀잎 모두가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옥천 주민은 언제나처럼 맑은 미소를 자아낼 것을 믿으며 순례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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