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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호 운행중단에 부쳐-주민여망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0.21 11:03
  • 호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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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호. 이름 자체에서 풍겨나는 분위기와 그 새가 상징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해진 이름이다. 통일호나 무궁화호가 서지 않는 작은 간이역까지 정차해 서민들과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발의 역할을 해온 교통수단이다. 이런 열차인 비둘기호 상·하행 4편이 22일부터 충북 남부주민들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그 시간대에 이 열차를 이용하는 주민들이나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옥천을 통과하는 비둘기호는 총 12편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철도청측이 오는 22일을 기해 적자운영을 이유로 이 중 4편의 비둘기호에 대해 운행중단을 예고해 문제가 된 것이다. 그 열차는 상행인 비둘기호 504열차(9시42분·동대구-대전간),506열차(18시18분·김천-대전간)와 하행인 505열차(7시55·천안-김천간),515열차(14시57분·대전-동대구간) 이다.

이들 열차 중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505열차로서 이 열차는 대전등지에서 충북 남부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학생들,그리고 현지 지역주민들까지 폭넓게 이용하고 있어 중단될 경우의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즉 이 열차가 출근 또는 등교수단 뿐 아니라 농민들의 농산물 수송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 때문에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버스를 이용하려 해도 물건이 있다하여 거부당하기 일쑤임에 비추어 볼 때, 기차가 농산물 등 물품수송에도 편리한 점 등이 그동안 이용이 많았었던 요인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반발은 또 다른 곳에도 있다. 이 열차는 본래 천안발 김천행인데 대전까지만 운행되고 대전 이남으로는 운행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지역편중적인 행정 아니냐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충청일보.10월14일자)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용하는 승객들의 입장에서 볼때 출근시간에 알맞기 때문에 다른 열차보다 이용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다.

철도 관계자의 답변을 빌자면 505열차는 천안에서 오전6시10분에 출발하는 통근열차이기 때문에 대전까지는 계속 운행 하지만 대전-김천간은 통근열차로 지정된 구간이 아니라며 대전에서 동대구까지는 오전6시20분에 출발하는 통근열차가 계속 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옥천에서 이른 아침에 이용할 수 있는 비둘기호는 2편이 있는데 하나는 대전서 6시20분에 출발하는 열차이고, 다른 하나는 7시38분에 출발하는 505열차이다. 그렇지만 출근시간에 맞춰 승객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열차는 이용승객의 숫자를 보더라도 나타난다. 실제로 오전6시38분에 옥천을 통과하는 비둘기호의 이용객은 많지 않으며 7시55분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분명한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비단 옥천역 뿐만 아니라 이원, 지탄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며, 심천, 각계 등 영동군의 각 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일부 주민들과 이용객들은 현재 진정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단지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열차를 운행 중단하는 것은 철도사업의 공공성을 볼 때 어느 한편으로 보면 서민들의 발을 묶는 처사가 될 수도 있다. 여타 교통수단 등의 발달로 인해 철도의 운행 필요성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용율이 높은 열차는 그 이용객들에게 계속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철도의 고급화가 이루어지는 만큼 서민들과 농촌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수단인 비둘기호가 무시된다면 또다른 소외감정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행정편의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주민들의 여망이며, 이러한 주민여망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때 믿을만한 철도 행정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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