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문화 제 얼 제 글 찾을 때
제 문화 제 얼 제 글 찾을 때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07.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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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땅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싹은 제대로 클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자기 땅을 사랑하고 뿌리내리지 못하면 건강한 삶이 될 수 없다.

요즘 무분별한 외래문화의 수용으로 우리의 정서는 거의 서구화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우리 것에 대한 몰이해나 외면의 도를 넘어서 우리 것에 대한 비하까지 서슴지않는 것에는 우려를 넘어선 당혹함과 허탈감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화적 종속은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종속에 비할 수 없을 만치 무서운 것이다.

우리 는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제 문화, 제 얼, 제 글에 대한 무관심과 멸시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민족, 국가를 수없이 보아온 것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찬란한 5000년의 역사는 교과서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박제된 언어, 박제된 의식일 뿐 정작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나 계승의지, 건 전한 문화창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관제화된 행사가 아닌 참된 민족문화의 발견과 계승은 우리의 혼과 민족정기를 되찾는 일이. 우리 땅이 척박하더라도 우리는 이땅에 뿌리내

려야 할 사람들이다. 땅을 갈아엎고 거름을 주고 돌을 골라내는 작업들이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지역신문의 창간은 이러한 의미에서도 중요한 뜻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우린 신문의 사명이나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를 얘기한다.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 신속성,

다양성…. 그러나 지역신문은 그 여러가지 기능중에서도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제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신문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첫째 이 지역의 특성인 농촌문제에 관한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 지역은 대부분 농사를 지어서 생계를 이어가는 농촌지역이다. 농촌지역의 특성, 문제점 등을 바로 알아야만 그것에 대한 대책도 강구될 수 있다. 바른 인식만이 바른 해결책을 모색하게 한다.

둘째 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건전한 교육풍토 조성에 힘써 주기를 당부한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교사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 육의 주체 는 교사·학생·학부모라고 얘기하고 있다. 가정 교육과 사회 교육이 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할 때 교육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관심을 유도하며 일부의 이기적인 사랑보다 다수의 건전하고 올바른 시각으로 교육문제를 보고 함께해 결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교육은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으로 건전한 지역문화의 계승 발 굴및 창조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곳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정서적 일체감은 자기 땅을 사랑하고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녀무나 거참한 주문같아 보이지만 이것은 누군가가 분명히 관심을 가지고 해야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우리 힘에 부치다고 해서 백년하청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일이다. 발은 내 믿는 자만이 나갈 수 있다는 말과 같이 뜻있고 관심있는 사람들의 첫걸음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관심 속에 창간될 지역신문의 모습에 기대와 함께 힘껏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김민순(32,교사) 옥천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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