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시인 김덕관씨 첫시집 『농사꾼』펴내
향토시인 김덕관씨 첫시집 『농사꾼』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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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2.09.19 00:00
  • 호수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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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관 / 문경출판사 / 194쪽 / 1992.8.31일 초판 / 3,500원 구입문의 : 대전광역시 동구 정동 33-15 ☎ 042-254-9668
길가에 쇠똥
아이놈들 침뱉고 가도
여보
좀 보오.
큰 접시 작은 접시
엎어놓은 것 같잖소.
적당히 마른 놈
호미로 긁어갑시다.
기름기 없는 우리 콩밭에다
섞어 줍시다.

우리 고장 농사시인 김덕관(38)씨의 시 『쇠똥』의 전문이다. 어느 누가 시를 쓰든 그것이 주민들에게 쉽게 이해되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이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우리 고장 가난한 농군인 김덕관(동이면 석탄리)씨가 지난 8월말 첫시집 『농사꾼』을 펴냈다.
김씨의 이 첫시집은 그 자신이 메모지 한 장 들고 들에 나가 땅을 파며 적은 것으로 91년부터 앓아온 '신장증후군'이란 병과 투병생활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그 어느 것 보다도 값지다. 9월5일 첫 시집을 받아보고는 그저 눈물만 흘렀다는 김씨와 김씨의 부인 한도심(44)씨.

어느덧 장년을 넘어선 김씨가 문단에 등단한 것은 지난 7월. 농민문학지에 『동학사』와 『농사꾼』이 신인상으로 당선된 것이 그의 생애의 꿈을 이루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자식에게 물러줄 재산은 없습니다. 다만 평생 써온 시를 정리해 유산으로라도 물려줄 수 있었으면 했어요"
이제 그 꿈을 이루었다. 동이면 지양리에서 태어나 석탄리에 자리잡으면서 농사를 지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줄, 한 줄 쓴 시가 어느덧 1천5백편에 이르렀다. 지난 83년 쿠웨이트와 이라크에서 해외근로자 생활을 할 때 아내 한씨에게 부친 편지가 시를 쓰게 한 모태가 되었다.

글이 아름답고 고와 아내가 한 장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던 것. 귀국한 후 시를 써보라고 적극 권유하는 아내로 인해 시를 쓰게 되었다고. 그래서인지 첫시집에 수록된 1백55편 가량의 시중에는 아내를 주제로 한 시가 꽤 많은 분량을 차지했다.
그 자신 농사꾼인지라 하나하나의 시어에서 투박하고 소박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농군의 마음이 묻어나온다.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주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은 아내에게 고마울 따름이죠"하며 아내 자랑에 목청을 높이는 김덕관씨는 현재 대전의 아파트에 경비로 다니며 하루는 출근 하루는 병 치료와 농사일을 돌보는 짜여진 생활 속에서 자신의 기쁨을 찾는다.

작년 10월 병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동아농공단지내의 오양특수유리에 근무했는 그는 병치료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다 병세가 호전되어 아파트 경비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농촌에 대한 서정시를 많이 쓰고 싶다"고 밝히는 김씨는 '웃음은 혼자 가지더라도 울음은 나눠가져라'는 마음의 소유자. 현재 한국문인협회 대던시지회 회원이면서 해정문학회 이사와 심수문학회 동인으로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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