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청소년 탐사보도]교육 현장과 달리 가는 교육부 수학여행 정책
[NIE 청소년 탐사보도]교육 현장과 달리 가는 교육부 수학여행 정책
수학여행 관련 바뀐 정책 학생·학부모 대부분 몰라
학생들, '교육주체와 협의 속에서 해결방안 찾아야'
  • 옥천고 탐사보도단<뚫어뻥>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14.09.26 14:59
  • 호수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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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수학여행이 잠정 취소되었고 이에 교육부와 교육청은 소규모·테마형 수학여행이라는 정책을 제시했지만, 이는 단체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 우리고장의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과 달라 개선이 요구된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발표한 수학여행 안전대책 추진방향 <출처: 교육부 기관지 '행복한교육'>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전이 강조되었고, 교육부는 수학여행 갈 때 50명당 한 명 꼴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안전요원은 대한적십자사나 각 지역의 소방·경찰 경력자(의용소방대 제외), 청소년 지도사, 국내여행안내사, 국외여행인솔자, 간호사, 소방안전교육사, 교원 및 실기교사 국가자격 소지자가 지원할 수 있다. 여기서 응급 구조사는 응급 처지법 11시간, 재난안전 1시간, 학교·학생 이해 2시간 총 14시간의 이수시간을 받아야 가능하다.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됐던 수학여행을 7월부터 재개한다는 것과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 정책을 제시했다. 이에 충청북도 교육청은 수학여행 안전대책 강화, 수학여행 교육적 효과 제고, 수학여행 운영 제도 개선 등을 주요 추진 방안으로 내세웠다. (왼쪽 표 참고)

우리고장 학교들은 오는 2학기부터 수학여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옥천고등학교는 매년 1학년이 가던 수학여행을 2학년이 가는 것으로 바꿔 올해는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옥천상업고등학교는 11월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다.

청산고등학교는 올해는 가지 않고 내년에 가는 것으로 하였다. 옥천여자중학교와 옥천중학교는 9월에 각각 남해안과 호남으로 떠난다. 이 외에도 10월에 수학여행을 갈 예정인 삼양초등학교, 장야초등학교는 경주로, 군남초등학교, 죽향초등학교, 이원초등학교는 서울로, 청성초등학교는 통영으로 수학여행을 간다. 군서초등학교는 아직 장소와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옥천신문 2014년 8월22일자 '주춤했던 수학여행 2학기에 간다' 기사 참조)

 
◆ 수학여행 정책, 학부모·학생 97% 이상 '몰랐다'

지난 7월, 우리고장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생 48명과 학부모 50명 중 2명을 제외하고는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제시한 수학여행 방안을 '모른다'고 답했다. 이들 중 '알고 있다'에 표시를 한 2명도 자세한 내용을 기록해달라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 했다.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수학여행의 정책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약 97%이상이 모르고 있었다. 교육부와 충청북도 교육청의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는 수학여행을

 
소규모·테마 형식으로 간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 48명 중 43명과 학부모 50명 중 39명이 단체로 가기를 선호했다.

학부모들의 경우 수학여행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중요시하고 단체로 가는 것을 선호했다. 또한 수학여행 필수요소로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컸는지 안전교육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 다음으로는 알림문자, 원하는 장소, 스케줄, 안전요원 순으로 높았다. 학생들의 경우, 역시 친구들과의 추억을 중요시하고 단체로 가는 것을 선호했다. 또한 필수요소로는 마찬가지로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컸는지 안전교육을 최고로 여겼으며, 그 다음으로 원하는 장소, 스케줄, 안전요원 순으로 높았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수학여행의 방향이 소규모·테마형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수학여행 방향과는 전혀 다름을 보여준다. 또한 설문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학생과 학부모들은 안전을 가장 중요시했지만 정작 그에 대해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제시한 수학여행 방안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교육계가 수학여행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수학여행 정책, 현실성 여전히 의문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
 
는데 혹시 알고 있냐는 물음에 옥천고등학교의 A 학생은 "잘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가는 것이니 우리나 학부모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 한다" 며 수학여행의 방안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점을 보아 학생과 학부모는 수학여행의 방향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제시한 정책 가운데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안전요원 배치라는 정책 또한 모르고 있었다.

학부모 박아무씨는 "방안은 알고 있지만 적십자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하는데 과연 그들이 안전요원 수업을 몇 시간 듣고 안전요원의 자격이 있냐" 며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제시한 방안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으며, 옥천중학교의 B 학생 역시도 "안전요원이 있다고 사고가 아예 안 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제시한 정책의 문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것만이 해결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현재 교육부와 교육청이 제시한 수학여행 정책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실제로 이런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이 제시된 후, 서울 지역의 초, 중, 고 약 1300여 곳 가운데 870여 곳이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실질적으로 안전요원을 구하기 어려운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안전 불감증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이 취소되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고장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수학여행을 가는 것을 희망하였으며 그에 따른 안전을 중요시했다. 또한 설문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교육부나 교육청이 제시한 정책들과는 대부분 달랐다. 수학여행을 가는 것은 학생과 학교인데 정작 그들이 선택한 것은 거의 없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학여행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옥천고등학교 C학생은 "수학여행은 학생들이 가는 것이니까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학교나 교육청에서 수학여행과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도 알려주고 같이 논의해서 결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탐사보도를 마무리하며>

이도연: 이 대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소극적인 모습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탐사보도를 진행하면서 자신감과 책임감이 작게나마 향상 되었다. 이 기회를 통해 소중한 인연들과 뜻 깊은 추억을 쌓은 것 같다.
문민지: 쉽게만 생각했던 기자라는 직업을 직접 활동 해보니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활동을 하면서 나름 기자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좋았다.

전미숙: 평소 진로를 언론 쪽으로 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대회에 참여하면서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었다. 팀원과 활동하면서 협동심이 전보다 더 생긴 것 같다.

이나리:
팀워크가 중요한 탐사보도 대회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하는 법도 배웠다.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이며 의견을 수용하는 능력이 좀 생긴 거 같다. 정말 좋은 것을 얻고 간다. 또 개최된다면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

▲ 이도연(2학년)
▲ 문민지(1학년)

 

 

 

 



 

 

▲ 전미숙(2학년)
▲ 이나리(2학년)
 

 

 

 

 

 

 

 

<탐사보도를 심사하며>

·오정오(청산중 국어교사): 발표 내용만으로는 탐사보도의 주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

·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발표 내용에 취재과정의 어려움만 설명돼 아쉬웠음. 주제에 대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박성국(옥천신문 제11기 독자위원장): 발표를 통해 접한 학생들의 탐사보도 노력이 돋보였고 참신했음

·황민호(옥천순환경제공동체 상임대표, 전 옥천신문 편집국장):
좋은 주제임에도 발표에는 취재 과정만 소개돼 아쉬웠음

·이안재(옥천신문 대표이사): 발표준비를 충실히 잘한 점이 돋보임. 다만 실제 취재된 기사 내용의 방향을 소개했더라면 더 좋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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