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교단 뒤로하고…
정든교단 뒤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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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2.08.29 00:00
  • 호수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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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에서 44년까지 몸담아온 정든 교단을 떠나는 심정은 당사자가 아니면 물론 알수가 없다. 이들은 모두 40여년 가까이 우리의 새싹들과 마음을 같이 하며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해온 선생님들로 현재 군내의 각 요소마다에 많은 제자들이 활약하고 있음을 가장 큰 보람으로 삼는다고 회고한다.

▲김영진 교장
동이면 세산리가 고향으로 47년 7월부터 교단에 발을 들여놓아 지금까지 43년 8개월간을 교직에 몸담았다. "『성실』만한 지혜는 없고 『노력』만한 천재가 없다"라는 교직관을 가지고 교직생활에 임했던 김 교장은 47년 7월1일 동이공립국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 이원중학교에서는 세 번에 걸쳐 16년 8개월 동안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김 교장의 말대로라면 '이원중학교에 뿌리박아 못한 일 하겠다'는 결심으로 학교 운영을 해온 결과 부임 6개월만에 이원중학교 배구를 충북정상에, 1년6개월만에 학업우수학교로 이끌었다. 학생과 학업에 관한 한 많은 욕심을 부렸다고 술회하는 김 교장은 별명도 '호랑이'였다고.
어떤 일을 협의하여 결의하면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밀어부치는 형으로 교장이라는 직위는 단순히 관리자이며 심부름꾼이라며 일선교사의 위상을 높여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청소년이 국가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기에 청소년 운동에도 열심인 김 교장은 이 부문에 작은 힘이나마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퇴임 후에는 사회 교육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죽을 때까지 청소년과 더불어 생활하는 것이 교육자의 삶"이라는 김 교장은 후배 교육자들에게 '나보다 우리를 먼저, 오늘보다 내일을 향한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는 교육봉사자가 되라'는 말을 남긴다. 가족으로는 박귀례(60) 여사와의 사이에 3남1녀가 있다.

▲전상위 교장
"44년이니 오래 되었죠. 늦은 나이에 국민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이 소 달구지를 끌고 오다 나를 보고 '선생님, 저 이제 돈 벌어요. 술한 잔 사드릴께요"하는 바람에 늙은(?) 제자와 술 한잔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구수하게 말을 꺼내는 전상위 교장.
46년 영동 황간초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 44년의 교육경력이 전 교장의 지나온 인생역정 속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할 수 있으나 정작 자신은 큰 일 한 것도 없이 허송세월한 느낌을 받는다며 정년퇴직의 감회를 풀어놓는다.

본래 영동군 황간면 우천리가 고향으로 영동 부용초교에서 처음 교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영동과 제천, 교육청 등을 오가면서 옥천군내에서는 죽향, 증약초교에 이어 대정초교까지 약 8년 6개월간을 보내 정이 들대로 들었다.
공부를 아주 잘했거나 못한 제자들, 회초리로 때렸던 제자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전 교장은 44년간을 '내 동생이나 자식처럼 사랑으로 기르자'라는 교육관을 가지고 근무에 임해온 만큼 마음 편한 할아버지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인생을 산다 해도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두 할 수 있는 교사를 택하겠으며 학교에 있는 풀한 포기, 돌 한 개, 꽃 나무 하나도 소중하게 아끼는 마음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려 노력했다. 퇴임 후 고향에 돌아가 고향을 다독거리고 다듬어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전 교장은 분재와 난 기르기가 취미로 부인 송분이(59) 여사와의 사이에 4형제가 있다.

▲김상식 요사
"지금으로선 건강회복이 최우선입니다"라며 명예퇴직 사유를 밝히는 김상식 교사는 54년 잠시 초등교사를 거쳐 60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사생활을 시작한 이후 33년의 교육경력을 가지고 있다. 초임교사 시절부터 올곧은 성격으로 사리판단을 분명히하여 학생들에게 스스로 깨닫는 교육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때려서 얻는 효과보다는 말로 깨닫게 해주는' 교육관을 가지고 교직 생활을 해왔다.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가 고향으로 옥천공고, 옥천중, 이원중학교에서 23년간을 근무할 정도로 고향인 영동보다 옥천에서 많이 근무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는 하지만 좀더 열심히 못한 것"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갖고 있는 김 교사는 평소 학생들이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모두 일상적으로 입시교육의 틀속에 묶여 있음이 가장 안타깝다.
그래서 '교육개혁에 관한한 국가가 단안을 내려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빠를수록 좋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결국 교육이란 각자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능력등을 정확히 파악, 구김살없이 크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편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벌여 이기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면서도 "자기의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며 더불어 사는 인간이 되라"는 뒷말을 잊지 않는다. 가족으로는 부인 정구현(53)여사와의 사이에 2남3녀를 두었다.
한편 이들 정년퇴직하는 김영진 교장과 전상위 교장에게는 국민훈장 동백장이 명예퇴직하는 김상식 교사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이 수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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