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인생 김재수씨
궁도인생 김재수씨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2.08.22 00:00
  • 호수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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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체육회 궁도부 전무이사라는 공식직함을 가지고 있는 김재수(40)씨는 올해를 특별한 해로 삼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궁도(국궁)는 서울과 바르셀로나에서 2연패를 달성한 양궁과는 다르다.

양궁은 조종기를 통해 과녁을 조준하여 활을 쏘는 것인 한편 국궁은 자신의 정신 수양을 통한 경륜으로 맑은 마음을 가지고 쏘아야 하는 '도'이기 때문이다. 김재수씨가 올해를 남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 옥천에 궁도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으로 옥천사람들로만 구성된 선수들이 도민체전에서 상위입상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국궁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네요. 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청주 우암정에 소속되어 활을 쏘았어요"

이렇게 시작한 김씨의 궁도실력은 한 쪽 다리가 불편한 상태에서도 충북대표로 선발되어 3∼4차례나 전국체전에 참가한 데서 어림해볼 수 있다. 4년 후인 76년, 김씨는 청주생활을 청산하고 옥천으로 옮겨왔다. 국궁이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때인지라 과녁 하나 들고 지금의 삼거리 부근 속칭 '거지다리'밑에 설치, 혼자 연습해야 했고 여름 장마로 과녁이 떠내려가 연습장소를 졸지에 잃는 불행(?)을 당하기도 했다.

그후론 활이 쏘고 싶으면 친정격인 '우암정'에 가거나 대전의 '대덕정'에 가서 더부살이(?)라도 하고 와야 했다. 그러기를 10여년. 87년부터 도민체전에 궁도가 정식종목으로 체택되어 김씨의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었다.

궁도가 채택되자 군 체육회와 협의, 국궁의 활성화책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단 3명만의 선수만으로 궁도로선 제1회 대회에 참석, 현지에서 선수 2명을 꾸어(?) 경기를 치르는 아픔도 맛보아야 했다. 도민체전이 끝난 후에 11월8일 황순욱씨, 장진(초대사두)씨, 남정현(현 사두)씨, 정두현씨 등 7명이 모여 발기인 모임을 가진 후 11일 역사적인 '관성정'(이 국궁모임의 회장을 사두라고 부른다) 발족의 첫모임을 가졌다.

이로부터 관성정은 옥천 국궁을 짊어지고 나갈 단체로 발돋움하기 시작했고 3년전부터 옥천조폐창에 설립된 옥조정(사두 이명종)과 관계를 맺으면서 실력향상을 도모, 90년 제29회 도민체전에서는 단체 2위와 함께 김재수씨가 개인 2위에 오르는 성적을 올렸다.

꾸준히 상위성적을 냈던 궁도인지라 올해 도민체전에서도 일반 사람들은 좋은 성적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올해가 순수한 옥천사람들인 관성정 선수들로만 출전하는 첫 해인 관계로 내부적으로는 10위를 목표로 잡고 있었다. 다행히 선두들이 선전한 결과 단체 4위에 올랐고 개인전에서도 김씨가 2위를 차지해 옥천군이 종합 6위를 차지하는데 큰 보탬이 되게 했다.

"나 혼자만의 고생은 결코 아닙니다. 이만큼까지 온 데는 남정현 사두와 황순욱씨가 알게 모르게 많은 후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며 고마움을 돌리는 김씨는 지금은 비록 12명의 회원뿐이지만 전망은 매우 밝다고 전한다.

"활을 쏘면 정신이 맑아지고 심폐기능도 좋아집니다. 기를 모아 활을 쏘아야 하니 당연한 일이지요"

그래서 기자에게까지 활쏘기를 권한다. '쏘기 시작한 날로부터 느낄 수 있다면서. 김씨는 이외에도 '영상음반 판매자협회 옥천지구회장'과 '지체장애자협회 옥천군지부 부회장' 등 사회활동에도 열성인 한편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면 주머니돈 끌러대기에 바쁘다는 주위의 평을 듣고 있다.

자신이 옥천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실의에 빠졌을 때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자신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느꼈단다. 요즘도 매일 아침 회원들이 모여 옥각리 임시 궁도장이나 공설운동장에서 연습을 한다.

"국궁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우리의 활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요. 누구든 환영합니다" 이들 국궁회원들의 가장 큰 소망은 역시 일정 면적 이상의 궁도장을 확보하는 것.

"궁도의 발전 가능성은 거의 무한해요"라며 주민의 가장 좋은 생활체육으로 발전 되기를 희망하는 김씨는 부인 강순자(42)씨와 사이에 2형제를 두고 있는데 궁도에 참여할 사람은 전화2-2929나 33-6908로 연락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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