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소방서 축하 현수막 요청 '과도' 논란
옥천소방서 축하 현수막 요청 '과도' 논란
주민들 '흔쾌히 동참' vs '부탁 자체가 부담'
소방서 '협조 구했을 뿐 강제성 없었다'
  • 이슬기 기자 seul@okinews.com
  • 승인 2013.03.08 10:53
  • 호수 11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청산면 시가지에 걸린 옥천소방서 개서 축하 현수막.

옥천소방서가 개서식을 앞두고 우리고장 기관단체 등에게 '개서 축하' 현수막 게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현재 우리고장 곳곳에서는 기관단체는 물론 주유소, 마트 등 자영업자들이 소방서 개서를 축하한다며 내건 현수막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주민들은 소방서 개서가 축하해야 할 일은 맞지만 해당 기관이 나서서 축하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철지난 권위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비판했다. A지역 의용소방대로부터 현수막을 달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한 기관단체장은 "의용소방대가 (옥천소방서에) 잘 보이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소방서에서 내려온 건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동원은 시대에 뒤떨어진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옥천읍의용소방대로 활동하는 한 대원은 '옥천소방서와는 상관없이 개서를 축하하는 마음에서 개인적인 친분으로 몇몇 기관에 부탁을 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B지역 의용소방대 관계자는 "개서 홍보를 위해 지역 기관단체에 부탁해 현수막 2~3개 정도 걸어달라는 소방서의 요청이 있었다"며 "부탁이 들어오면 거절하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자주 이런 일이 있다면 부담이 될 것이고, 개선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의용소방대는 도의 예산을 받아 운영되는 만큼 충북소방본부나 관할 소방서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대해 옥천소방서는 '협조를 구한 것은 맞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옥천소방서 배달식 서장은 "기관단체에 부임인사를 다니며 소방서 개서는 옥천군민이 소망했던 일이니 환영할 일이고, 또 축하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을 뿐"이라며 "일부는 부담을 느끼셨을지 모르지만 자발적으로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의용소방대와 관련해서는 "의용소방대 업무 중에는 소방서 업무를 협조하는 부분이 있어 의용소방대가 자발적으로 협조를 구했을 순 있으나 소방서의 강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옥천소방서 현수막 때문에 주변사람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주민 C씨는 "홍보를 할 게 있으면 본인들이 하면 될 일"이라며 "전화를 해서 현수막을 걸어달라고 하니 당연히 부탁받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런 부담을 준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