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옥천군의 청렴도 1등급을 축하드립니다'
<기자의 눈>'옥천군의 청렴도 1등급을 축하드립니다'
  • 정순영 기자 soon@okinews.com
  • 승인 2012.11.30 11:30
  • 호수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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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5기 옥천군이 2012년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82개 군 단위 자치단체 중 4위, 1등급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민선 4기 시절 공직자 인사비리 등으로 최하위 등급을 받고 지난해 3등급을 받은 것에 비해 그야말로 일취월장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고장을 대표하는 옥천군이 정부 청렴도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은 당연히 축하할 일이고 <옥천신문> 역시 한 주 동안 지역에서 일어난 일 중 가장 주목한 만한 사안을 보도하는 1면에 그 소식을 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문이 발행되기 전에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왔다. '청렴도 평가 결과를 꼭 실어 달라'는 옥천군 안팎의 전화였다. '당연히 실어 야죠'라고 답하는 너머로 '요즘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 옥천신문과 옥천군의 '좋은 사이'란?

사실 지난 한 주간 옥천군은 청렴도 평가에서 좋은 점수도 얻고 여기저기서 상도 받고 그랬지만 <옥천신문>에겐 비교적 고단한 한 주였다. 지난 주 신문의 옥천군 관련 몇몇 기사 때문이다.

옥천군의 군정배심원제가 수모를 겪고 있다는 기사와 관련해 담당 공무원은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와 욕설을 섞어가며 거세게 항의했다. 6급 공무원 자녀가 네 번 연속 옥천군장학금을 받은 기사와 관련해선 '옥천군 공무원에 대한 악의적 보도'라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재소하겠다는 군 기획감사실 입장도 전달됐다. 옥천군공무원노조는 군 공무원들이 <옥천신문>을 얼마나 싫어하는지와 <옥천신문>이 옥천군에 대한 악의적 보도로 '신문을 팔아먹으려 한다'는 공직사회 내 여론을 전하며 '상생 협력'을 고민해 달라 주문했다.

하지만 <옥천신문>은 덮어놓고 '상생 협력' 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게다가 그 상생 협력의 개념이 '기브 앤 테이크(주는 만큼 받는)'의 개념, 즉 광고비 주는 만큼 군수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좋은 기사를 써주는 개념이라면 더더욱 상생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옥천군 공무원은 분명 군에 대한 <옥천신문>의 기사는 광고비 값어치만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 사회 도덕과 정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옳은 것인가? 주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바른 선택은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쓰여 진다는 것을 알리라 믿는다.

<옥천신문>과 옥천군이 '잘 지내는 것'은 광고비가 아닌 옥천 발전을 위한 정책과 실천을 놓고 진짜 머리 맞댈 수 있는가 여부에서 나온다.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고 다른 별에서 살다 오지 않은 이상 '옥천'이란 공동체를 지키고 발전시키고 싶은 진정성만 있다면 누가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상생 협력은 실천으로 증명될 것이다. 또 그 가능성을, 미약하나마 옥천군 공직사회를 취재하는 현장 곳곳에서 오늘도 기자들은 느끼고 있다.

끝으로 하소연을 하자면 옥천군수와 공무원들을 괴롭히려고 신문을 만들기에는 기자들 역시 감내해야 할 고충이 너무 크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청렴도 평가 1등급 받은 것 축하드린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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