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한가운데로 소방도로가 웬 말'
'밭 한가운데로 소방도로가 웬 말'
군서면 주민'주민 모르게 그어진 도시계획 재산권 침해'
옥천군 '2015년 재정비 시 의견 수렴 가능'
  • 박누리 기자 nuri@okinews.com
  • 승인 2012.08.24 10:04
  • 호수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소방도로가 계획돼 있는 군서면 은행리 마을길.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을 때나 해제된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2003년 군서면 일부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추진된 도시계획변경안에 대한 군서면 은행리 주민들의 말이다.

군서면 은행리 하은마을의 소방도로, 공원부지 등 도시계획안이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주민들은 최근까지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도시계획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옥천군에 따르면 2003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이에 따른 도시계획변경이 추진됐고 이것이 최종 고시, 확정된 것은 2005년. 현재와 같은 소방도로 등의 지구단위계획은 2008년 결정됐다. 군은 절차에 따라 공청회 및 고시 공고를 통해 주민들에게 알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최근까지도 개인 소유의 대지나 전답 위로 난 도시계획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본지 1145호 2012년8월10일자 '모르는 사이에 그어졌네' 기사 참고).

최근 군서면이장협의회(회장 성명모) 측에서 2003년 해제된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도시계획변경안 도면을 옥천군에 요구, 해당 도면을 각 마을별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이 중에서도 군서면 은행리 하은마을의 경우 주민들의 문제 제기가 많은 곳. 주민들은 소방도로 등이 계획된 토지는 매매가 쉽지 않고 실제로 도시계획에 따라 도로, 공원 등이 언제 생길지도 알 수 없어 자신의 토지이면서도 별 다른 활용 없이 묵히고 있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리 하은마을 이동로씨는 "주민들은 도시계획인지 뭔지 결정된지도 몰랐다"며 "이번에 확인해보니 내 밭 같은 경우는 땅 가운데로 소방도로가 났는데 이렇게 되면 팔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부쳐 먹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한병욱씨는 "언제 도로가 나는지도 모르니 땅을 어떻게 이용해먹을 수도 없고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냐"며 한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당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인 군서면발전협의회 이관로 회장은 "실제로 도시계획에 주민들 의견이 반영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주민들이 의견을 말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게 문제"라며 "또 해제, 변경이야 행정이 할 일이지만 여기에 대해서 주민들이 불편한 사항은 없어야 하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계획변경안이 결정되던 당시 이를 전혀 몰랐다는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군 도시건축과는 당시 절차상 공청회, 고시 공고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도시건축과 도시계획팀 노호영 담당자는 "도시계획변경안이 승인을 받으려면 설명회, 공청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시에도 당연히 이 모든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며 "다만 재정비기간에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 일부 조정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노 담당자에 따르면 도시계획안은 5년마다 1번씩 재정비를 통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청취한다. 군서면 도시계획안의 경우 2015년 재정비가 예정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