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꽃방을 운영하는 박영임(37)씨에게 꽃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언니의 뒤를 이어 지난 99년 9월부터 청산꽃방을 운영하며 박씨는 꽃을 통해 사랑을 전달하며 작지만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꽃방을 찾는 손님들의 내면에는 대부분 기쁨을 간직하고 있어요. 때문에 제 자신도 함께 밝아지는 것을 느껴요" 또한 손님들을 통해 박씨가 느끼는 감동도 적지 않다.
"이른 아침, 꽃방 문을 두드리며 '12살 된 딸아이가 여자가 됐어요'라며 장미꽃 12송이를 사가는 중년의 아버지를 보며 우리시대 새로운 아버지 상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또 어머님 생신이라며 2장의 편지와 거주하는 방의 침대, 식탁 등의 위치를 그려 넣은 도면을 함께 전달해 달라는 26살 청년의 모습에서 부모님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달하고 손과 발이 되어준다는 점에 큰 긍지를 가지고 꽃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영임씨. 하지만 박씨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요즘의 세태가 바로 그것이다.
"먹고 쓰는 선물도 중요하지만 꽃을 전하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꽃은 일주일만에 시들지만 그 의미는 평생을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꽃에 대한 박씨의 애정은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졸업식을 앞두고 박씨는 좀더 오랫동안 피어있는 꽃을 보여주기 위해 휴지에 물을 적셔 포장지 안에 넣어두었고 최대한 풍성함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꽃값이 올라 좀더 풍성한 꽃다발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점을 못내 아쉬워한다.
"공간을 넓힐 생각은 없어요. 다만 편지가 아닌 직접 사랑을 담은 목소리를 전하고 싶고 수능이 끝난 고등학생들에게 꽃에 대한 의미를 전하는 교육을 해보고 싶어요" 작지만 의미있는 박씨의 소박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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