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발전기금 정부지원 2년째 '0원'
지역신문발전기금 정부지원 2년째 '0원'
문광부 440억원 출연약속 어디로?
'지역언론, 국민 기만' 비난 쇄도
  • 이안재 기자 ajlee@okinews.com
  • 승인 2012.07.27 11:01
  • 호수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풀뿌리민주주의 발전과 건전한 지역언론 육성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정부가 2013년 예산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지역신문발전계획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총 440억원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정부가 지역언론과 국민을 기만, 우롱하는 행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지원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재정부에 내년도 예산지원을 하나도 요청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었다며 '지역언론을 위해 기금을 늘려 달라고 요구해도 모자랄 판에 국고출연 요구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재정 상황은 위기에 처해 있다"며 "2012년 7월 현재 여유자금이 141억원에 불과해 이대로 내년 예산에 국고 출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고갈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지역신문발전 3개년 지원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성실하게 기금 확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2013년 지역신문발전기금에 국고 출연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주간신문선정사협의회(회장 이웅)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도에도 지역신문발전기금 국고 출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지역신문 지원을 포기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성실하게 기금 확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웅 회장은 "그동안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지역신문이 올바른 지방자치제의 정착을 감시·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약속대로 여유자금을 확보하여 명실상부한 지역언론의 개혁과 지원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도 23일 성명서를 내고 "문화부가 지역신문의 균형적 발전을 견인해야 할 공적 책무를 스스로 포기한 직무유기이자, 나아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언론의 본분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건강한 지역신문을 고사(枯死)시키려는 흉악한 기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는 기금 고갈을 이유로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조중동 족벌언론과 같은 유력 전국지만을 존속시키고, 언론의 지역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담보해온 지역신문은 말살하며, 정부의 정책을 신뢰한 국민과 지역언론을 기만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문화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멸시하고 정부부처로서의 존립목적을 스스로 파괴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지역신문발전기금 확충을 위한 당연한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한국언론진흥재단도 문화부와 함께 기금 확보를 위한 행동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하고, 기금운영 전반을 면밀히 살펴 기금목적에 적합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집행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주간신문선정사협의회는 이에 따라 8월1일 긴급 모임을 갖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항의방문하고 기금 확보를 촉구할 계획이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지난 2004년 여론 다양성 확대와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국회에서 여야합의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조성됐다.

이법에 따라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전국 각 지역에서 발간되는 지역일간지와 주간지를 대상으로 매년 편집독립성, 재정건전성 여부 등을 심사, 지역신문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을 지원해왔다.

법이 제정된 후 2005년부터 6년간은 평균 150억원씩 지원됐으며, 2010년 특별법이 6년 더 연장된 이후 2011년 초 문화체육관광부는 2011년 40억원, 2012년 200억원, 2013년 200억원 등 3년 동안 총 440억원의 기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국고 출연요청이 기획재정부에 의해 거부되자 내년에는 아예 국고 출연을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2012년 7월 현재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여유자금은 141억원에 불과해 국고 출연이 되지 않으면 사실상 2013년 사업조차도 원활하게 운용하지 못할 위기를 맞게 됐다.<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주간신문선정사협의회 공동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