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업자와 컨설팅업자가 매매 중개행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법적으로 공인중개사가 할 수 있는 매매 중계행위를 컨설팅업자가 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생기는 것. 6월 초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옥천군지회에서 '부동산 컨설팅의 중개행위는 불법입니다'라는 표지판을 각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붙이면서 양 측의 갈등이 폭발했다.

■ 컨설팅업자의 중개행위는 불법

공인중개업자 측에서는 컨설팅업자들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매매 중계행위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에서 20년 이상 공인중개사로 활동한 A씨는 "중개행위는 공인중개사만 가능한데 5~6년 전부터 일부 컨설팅을 하는 사람들이 컨설팅을 가장한 중개행위를 하고 있다"며 "컨설팅업자들이 중개행위를 하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A씨의 지적대로 컨설팅 업체가 매매행위를 중개하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매매당사자가 보상받을 길은 없다. 공인중개업자들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보험에 가입해 매매당사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최대 1억원의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고, 문제가 되는 중개를 한 공인중개사에게는 영업정지나 취소등 행정처분과 함께 구상권이 청구되기도 한다. 반면 컨설팅업자들은 이러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애초 매매 중개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옥천읍에서 영업을 하고있는 공인중개사 B씨는 "대도시에서는 컨설팅업자들이 매매행위를 할 경우 주변에서 신고가 들어가는데 이곳은 서로 안면이 있다 보니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컨설팅 업체에서 부동산 매매행위를 의뢰하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컨설팅업자, '우린 중개행위 안한다'

컨설팅업자 측에서는 공인중개사의 이 같은 문제제기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컨설팅은 해당 부동산을 분석해 향후 발전전망, 시세 등을 의뢰인에게 알려주고 그 수수료를 받는 업종이다. 컨설팅업자들은 합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공인중개업자들이 문제제기를 한다며 억울해 하고 있는 상황.

일부 컨설팅업자들은 중개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필요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관련 표지판을 붙이는 것은 영업방해가 목적이라 보고 있다. 옥천읍에서 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C대표는 "우리가 중개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마치 한 것처럼 붙여 놓은 것은 공인중개업자의 이익을 우리가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영업방해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자 측에서는 공인중개업자들이 표지판을 붙인 걸 계기로 단체조직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단체가 결성되지는 않았지만 옥천 외에도 금산, 보은, 영동, 청주, 청원의 컨설팅업체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 4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옥천군지회와 함께 컨설팅업자를 대상으로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컨설팅업체의 매매 중개행위가 빈번하다는 민원이 수차례 제기되어 현장조사를 한 것. 이번 조사에서 컨설팅업자의 불법행위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종합민원과 토지관리팀 부동산 중개행위 담당자는 "지난 합동단속은 국토해양부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합동지도단속을 한 것"이라며 "부동산 중개행위에는 알선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행여 있을지 모를 컨설팅업체의 중개행위로 주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앞으로도 예방활동을 할 계획"이라 말했다.

한편, 우리고장에는 공인중개사무소가 36곳, 컨설팅사무소가 21곳 있다.



권오성 kos@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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