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포럼 성격 두고 검·변 치열한 공방
희망포럼 성격 두고 검·변 치열한 공방
지난 달 29일 만리포 버스관광 사건 2차 공판 열려
  • 정창영 기자 young@okinews.com
  • 승인 2012.06.01 10:55
  • 호수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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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영동지원 201호 법정에서 만리포 관광버스 사건에 대한 2차 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이날 행사를 주최한 '행복플러스 옥천 희망포럼'의 성격을 두고 검사와 변호인단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법정에서 검사는 다음 공판에 진실 규명을 위해 박덕흠 국회의원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혀 법원의 판단 여부가 주목된다. 다음 공판 예정일은 6월12일로 이는 박덕흠 의원이 당선자가 아닌 현직 국회의원이 된 시점이라 증인 소환에 대한 검사 측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만큼 부담을 지고서라도 현직 국회의원을 소환할 만큼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력하거나 법원을 설득할 만큼 강한 증거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이미 지난 달 24일 보은 희망포럼 사건과 관련해 청주지검에서 한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고 영동지청에서도 만리포 관광버스와 육영아카데미 사건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사전선거운동조직 VS 지역발전 위한 포럼

지난 달 29일 열린 공판에서 검사 측은 희망포럼이 새누리당 박덕흠 국회의원과 박근혜 국회의원을 지지하기 위한 사전선거운동조직의 성격이 짙다며 관련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희망포럼은 단순히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현안을 수집해 논하는 포럼이라며 검사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 날 공판은 세 명의 증인과 한 명의 피고인에 대한 심문으로 진해됐다. 증인으로는 희망포럼의 전신인 행복플러스 정책연구회를 만든 이인석 전 옥천문화원장과 만리포 관광버스 사건을 최초 보도한 옥천신문 백정현 전 편집국장, 그리고 사건 당일 현장에 나온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 정구평 주임이 증언대에 올랐다. 희망포럼 사무국장을 지낸 피고인 유 아무씨도 심문을 받았다.

이 날 공방의 핵심은 희망포럼이 두 국회의원를 지지하는 사조직으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전 원장은 희망포럼이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지역현안을 논의하는 순수한 포럼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포럼에는 박근혜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회원 확대를 위해 이를 활용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검사 측은 희망포럼 정관에 옥천이 아닌 '남부3군'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며 이는 남부3군 선거구와 정확히 일치하고 증인과 피고인, 변호인단이 주장하는 옥천지역 발전을 위한 단체라는 진술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또 이날 공판을 진행한 판사 역시 이 전 원장에게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과 옥천 지역 발전이 (직접적으로)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백정현 전 편집국장의 증언 내용에 대해서는 사건 당일 현장 상황과 분위기에 대한 공방이 주를 이뤘다. 백 전 국장은 사건 당일 참석자들 중에는 자기들이 어느 행사에 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또 공식적인 희망포럼 발대식 행사라면 정치인들이 여럿 와서 인사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날 행사에서는 유독 박덕흠 예비후보만 온 점이 이상해 선관위 직원에게 현장 상황을 채증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그 날 행사가 박덕흠 예비후보와 관련 있다는 확실한 자료나 증거가 없고 선거에 나설 인물이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인사를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4명의 피고인 중 한 명인 희망포럼 전 사무국장 유 아무씨에 대한 심문에서는 판사들의 질문이 많았다. 행사합의부 장순욱 재판장은 '희망포럼이 증인이 강조한 것처럼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을 위한 곳이라면 발대식날에 이런 활동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세 시간 동안 차 타고 가서 인사말 하고 밥만 먹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배석 판사 역시 '지역정책 개발을 위해서라면 희망포럼이라는 이름 대신 정치색이 덜한 이름을 쓸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며 '박근혜를 중심으로 하지 않고 정치색을 열어놓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와서 연구하면서 지역발전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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