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라 '비스페놀 에이', 피하기도 거 참 어렵네
무서워라 '비스페놀 에이', 피하기도 거 참 어렵네
소비자보호원, "어린아이, 영수증 담당자 조심"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11.08.12 10:03
  • 호수 109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0일 농협업무를 보러 온 주민이 순번대기표를 뽑고 있다.
8일 한국소비자원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영수증 등에서 내분비 교란 물질(내분비선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이 신체의 특정기관과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검출됐다는 발표를 내놓으면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내분비교란 의심물질로 지목된 '비스페놀 에이(A)'가 검출된 종이인 감열지를 다루는 기관들은 대부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비스페놀 에이가 뭐지?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성을 야기할 수 있는 화학물질인 비스페놀 에이는 열을 감지해 종이에 글자를 인쇄되도록 하는 특수한 종이인 감열지에 발색 촉매제로 사용되는 물질인데 이 물질은 단순히 피부에 접촉만 돼도 인체에 흡수돼 사람의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비스페놀 에이가 사용된 감열지는 일상에서는 주유소나 상점 등에서 받는 영수증, 은행의 순번대기표, 은행자동입출금기거래명세표 등 감열지를 이용하는 종이류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고 이 종이를 만질 경우 문제의 물질이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98년 감열지에 사용하는 비스페놀 에이의 대체를 추진해 2001년 이후 감열지에 대체물질을 사용 중이며 미국은 지난해부터 감열지에 사용되는 비스페놀 에이를 대체하고 있다. 소비자원측은 정부에 감열지 비스페놀 에이 사용을 금지할 것을 건의하고 사업자에게도 비스페놀에이가 없는 용지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 입에 물면 안되고 계산원은 장갑 사용

가장 큰 문제는 문제의 감열지가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대부분 영수증과 거래명세표 등에 이용된다는 점이다. 현재 검출되는 비스페놀 에이의 양에 대해서는 소비자원측도 이 물질의 잠재적 영향가능성을 고려할 때, 낮은 수준의 노출에도 충분히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결국 영수증 업무를 보는 주민이나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의식적으로 이 물질에 대한 노출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용자들에게 감열지를 이용해 영수증 등을 공급하는 기관들은 당장 변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옥천농협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영수증에 사용되는 감열지는 전국 어디나 시스템의 일부로 함께 공급되는데 문제가 있다고 당장 소재를 바꾸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라며 "아직은 고객들도 별다른 의식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인 농협군지부 관계자도 "뉴스를 듣긴 했는데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다"며 "문제가 있다면 본부에서 지침이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업무 자체가 감열지를 항상 접촉하는 마트 계산원 역시 상당수가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옥천읍 지역 대형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한 주부는 "현장에서 영수증을 취급하면서 장갑을 끼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항상 만지는 영수증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비스페놀 에이 위험과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은 영수증 취급 업무자, 특히 임산부나 가임여성의 경우 영수증 취급 시 장갑을 착용할 필요가 있고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영수증을 입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영수증 종이 보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