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고 토론해서 옥천의 희망을 찾자'
'모이고 토론해서 옥천의 희망을 찾자'
  • 백정현, 박진희 기자 ojp@okinews.com
  • 승인 2011.06.17 09:30
  • 호수 10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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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좋은 옥천을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해 설립된 옥천희망마당-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희망마당, 대표 오한흥)가 10일 문을 열었다. 희망마당 창립을 기념하며 열린 토론회 '옥천사람, 옥천의 미래를 말하다'에서는 주민 모두가 살기 좋은 옥천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또 그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희망마당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본사 백정현 편집국장과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 주교종 위원장이 옥천의 빈곤과 지역공동체를 주제로 각각 발제를 진행했으며 오한흥 전 동이면 안터마을 이장이 좌장을, 김우태 옥천군이장협의회 회장, 한국여성농업인 옥천군연합회(한여농) 김금희 회장, 안내면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박경숙씨, 박한범 군의원이 토론자로 참석해 2시간여 동안 토론을 벌였다. 보건소에서 노인들과 만나온 박경숙씨는 고령화된 농촌에서 노인의 빈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김우태 이장협의회장은 대청호 등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지역의 체계적인 관광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여농 김금희 회장은 지역의 특산물이 타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홍보가 부족하다며 이를 보완하려는 지자체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한범 군의원은 희망마당이 소수 주민들만의 대화가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단체와 주민들이 만나고 그 결과가 집행부와 군의회에 잘 반영되는, 장벽 없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면관계상 백정현 편집국장과 주교종 위원장의 주요 발제 내용을 요약해 실는다. 

'얼마나 빈곤한 지 알 때 지역자치 가능'
주제발표① 본사 백정현 편집국장

▲ 백정현 편집국장
"옥천신문이 비리문제를 보도하고 지역사회가 진상규명을 요구 했을 때 수사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의 정치 이벤트, '토착비리 척결'이란 신호가 떨어지고서야 움직였다. 문제는 지역의 부패 문제를 지역사회와 언론이 개선하고자 할 때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매듭지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는 점이다. 이런 체계에서 지역에 남는 것은 결국 지역 공동체의 정치와 문화에 대한 혐오감이다. 중앙과 지역의 차별적 구조가 확산될 때 모든 자원을 중앙에 빼앗기고 지역에 남는 것은 '빈곤' 뿐이다."

백정현 기자는 지역과 중앙의 차별적 구조, 이를 그대로 수용하고 마는 지역의 현실에서 우리고장에 나타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물질적 빈곤으로 꼽았다.

'2010년 지역 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고장에서 월 소득이 100만원 이하라고 응답한 가정이 166가구로 전체 조사원의 42.3%에 달한다는 결과를 이야기한 백 기자는 간접적인 데이터가 암시하고 있는 수치 외에 지역의 구체적인 빈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조사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역의 빈곤 실태를 알고 그들과 공감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선순환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미래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반빈곤연대 활동가인 유아사 마코토에 따르면 빈곤한 사람은 5가지의 배제를 당한다고 한다. 교육에서 배제외고 직장을 잃고 가족, 지역 사회에서 벗어나게 되면 결국 자신에게서 스스로를 배제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는 바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이웃들의 존재를 통해 다시 평가되어야 한다.

정치란 공동의 자원을 어떻게 나눌지 논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풀뿌리 정치가 가능하려면 우리가 함께 의논할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지역은 자원의 고갈이 심각하다. 지역의 미래를 찾고자 한다면 우리가 얼마나 가난한지 왜 가난하지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에서 그 출발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역의 대안, 주민공동체에서 찾자'
주제발표②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 주교종 위원장

▲ 주교종 위원장
안남면지역발전위원회 주교종 위원장은 우리고장의 희망을 지역민이 주도권을 찾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지역의 발전을 위한 여러 공모사업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바뀌는 단체장마다 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맹목적 신화'에 빠져 같은 공약을 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했다고 평가했다. 사업기간이 끝나버리면 사업 자체가 끝나버리는 공모사업, 지역의 빈곤은 갈수록 심화되고 인구는 계속 줄고 있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분석하고 이제는 지역이 새로운 대안을 논의할 때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대안은 '우리 것은 우리 스스로 만들고 해결한다'는 주민들의 만남에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여 이제는 옥천만의 살아있는 시스템, 우리고장만의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하고 그 시기는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 위원장은 주민자치1번지를 표방하는 민선5기가 이런 지역의 역량을 인정하고 키워줄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시민단체나 조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옥천희망마당이 그 통로를 열려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안남면지역발전위원회는 우리가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해낸다는 마음으로 구성됐고 활동했다. 면사무소는 제도권이고, 농협은 이미 농민에게서 떨어졌지만 적어도 안남의 작목반, 두레 같은 모세혈관에서 우리끼리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옥천의 9개 읍면이 그런 관계를 만들고 네트워크가 생기면 지역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가 선지지라고 말하는 원주, 홍성, 완주, 아산, 평택은 이런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 한 체계적인 틀에서 앞서나가는 곳들이고 우리고장도 할 수 있다. 그 공동체가 확산될 수 있도록 희망마당이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희망마당으로 지역에 다시 변화를 일으켜 보자."


"희망마당은 열린 마당입니다"

희망마당 초대 대표 오한흥씨

▲ 오한흥 대표

10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을 선언한 옥천희망마당-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의 첫 대표자 선출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자로 거론된 인물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이 나왔고 먼저 선출된 운영위원들의 심사숙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지역 안팎에서 '고삐 풀린 망아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한흥(53.전 옥천신문 대표)씨가 선출됐습니다. 그에게 희망마당은 무엇인지 13일 옥천읍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나 들어봤습니다.

△ 왜 대표가 되었다고 생각하나. 소감은? = 정말이지 평범한 회원으로 희망마당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결국 대표가 됐다. 전생에 내가 쌓은 업인가 싶기도 하다(웃음). 소감은, 옥천신문을 창간하던 당시의 느낌과 매우 비슷하다.

△ 희망마당이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대표로 선출됐다고 무슨 사업을 어찌어찌 하겠다거나 우리는 누구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희망마당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 지역의 척박한 시민사회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역공동체의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였고 앞으로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눌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역사회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주민들이 이를 수확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희망마당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대표로써 지역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꼽는다면?=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너는 너, 나는 나 식의 고립을 버리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공감대와 일체감을 찾는 일이다. 이런 공감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누구나 들어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마당이다. 희망마당이 바로 그런 마당이다. 관이 주도하거나 특정 세력이 주도하는 공간이 아니라 모두에게 희망을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경험과 뜻을 가진 분들이 이미 참여하셨고, 앞으로도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함께 공감하는 이 마당에 들어와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 옥천희망마당의 임원진(소속 생략, 왼쪽부터) 이안재, 전만길, 박상욱, 이창수(감사), 윤병규, 오승현, 오한흥, 김금희, 차덕환(감사), 박기영, 정순영, 안후영, 이상욱(나머지는 대표 및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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