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체벌 논란 '과장'
옥천고 체벌 논란 '과장'
  • 류영우 ywryu@okinews.com
  • 승인 2000.12.16 00:00
  • 호수 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폭언과 체벌 문제가 계속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주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 중 옥천고등학교 교사의 학생에 대한 욕설과 체벌에 대한 조회수가 2천300건에 달하는 등 군민의 관심도 크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옥천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수업시간에 잠을 잔다고 사람 앞에 두고 얼굴에 침을 뱉었습니다', `교실에서 신발을 신었다고 그 신발을 혀로 빨아먹으라고 했습니다',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개나 동물 다루듯 합니다'란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같은 글이 올려지자 `비인격적인 교사에 대한 비난'과 `제자가 선생을 고발하는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비 실명과 관련된 사실성 여부' 등에 대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인터넷에 올려진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보다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노아무개 교사는 인터넷에 올려진 욕설 부분에 대해선 일부 시인했지만 다른 비인격적인 행위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침을 뱉었다는 내용에 대해 노 교사는 "지난 4월 학기초 앞자리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학생을 깨우기 위해 `후'하고 입김을 분 적이 있다"고 밝히는 한편 "교실에서 상습적으로 신발을 신고 다니기에 체벌의 의미로 잠시 물고 있으라고 했던 적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글과 관련해 "이미 학기 초에 있었던 일"이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면 그 당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해당학생이 최근 학칙 위반으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과장된 인터넷 고발과 관련해 많은 교사들이 교권 확립과 관련해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 교사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나마 학생들의 잘못에 관심을 표현하던 교사들이 이 같은 논란을 우려해 무관심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교사는 "그야말로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이 당한 것만을 황당하게 부풀려서 공개적으로 터뜨린다면 어느 누군들 교육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점점 무너져 가는 교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 함께 변해 가는 청소년들의 가치관에 비해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의 태도는 크게 변모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교권의 회복만을 울부짖을 것이 아니라 변화되는 세상과 학생들을 위해 변화된 교육 방식과 교권이 필요할 때'라는 인터넷상의 주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행해지는 욕설과 비인격적 체벌 행위가 더이상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이 점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