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옥천' 자부심 안고 의정활동 매진
'고향 옥천' 자부심 안고 의정활동 매진
계룡시 첫 선출직 여성 의원인 김혜정 의원
옥천읍 금구리 출신, 삼양초 30회·옥천여중 졸업
  • 이안재 기자 ajlee@okinews.com
  • 승인 2011.01.21 09:01
  • 호수 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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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시의회 김혜정 의원

어릴 적 그의 놀이터는 동아서적이었다. 서점에 가서 맘껏 책을 읽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아버지 김준호, 어머니 민병년)이 모두 교사를 했기 때문에 집에 일찍 가보았자 계시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단짝 친구인 천세란씨와 시간을 함께 보내려면 서점에 가서 책과 함께 노는 것이 훨씬 더 좋았기 때문이다.

"세란이와는 아주 단짝이었어요.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집에 가기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서점에서 보냈죠. 아마도 중학교 3학년때까지 하루라도 가지 않으면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읽은 책이 제게 상상력과 감성을 키워준 것 같아요. 논문을 쓸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김혜정(49. 옥천읍 금구리 출신. 충남 계룡시의회 의원).

그는 삼양초등학교 제30회 졸업생이다. 공양호, 배형중씨 등이 동창들이고 2년 전에 결성된 동창회에 나가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다.

엄격한 아버지, 딸만 셋 있는 집안의 셋째 딸. 마침 박효근 전 문화원장이 신혼 때 살던 주인집 딸이었고, 박 전 원장이 "혜정이 빨리 커서 미스코리아 나가자"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옥천여중을 졸업한 후 대전 성모여고로 통학했다. 비포장 길을 달리던 18번 버스, 자리를 잡지 못하면 남학생들이 가방을 받아주던 '버스 안 추억의 풍경'을 그려냈다. 학교가 끝나 집에 올쯤이면 중간에 있던 성심당 빵집이 참새방앗간이었다. 노래도 틀어주고 친구들끼리 정담을 나누던 성심당 빵집은 추억 속 장소였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화가 겸 미술대학 교수를 꿈꾸었다. 사실 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었으나 딸을 아끼는 마음이 간절했던 엄격한 아버지는 딸의 서울행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남대 미술대학을 선택했는데 미술계열에 수석입학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당시 최고 라디오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끝나는 새벽 시간에야 자곤 했다.

그림을 그리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다 보니 노래부르기를 좋아해 학교 축제 콩쿨대회에서 '금상'을 탔다. 금상 수상을 계기로 학교 그룹사운드 '청림'의 보컬을 맡으면서 3년 동안 무대에서 노래 실력을 뽐냈다. 그런 노래 실력은 군인가족 축제에서 언제나 가수를 맡게 된 계기가 됐고, 1996년 주부가요열창 6.25특집에서 공군 가족 대표로 참가해 받은 상품권으로 괌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꿈 실현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 당시에 처음 생긴 성신여대 판화과 대학원에 진학, 대학원 졸업 후 판화과 교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모교인 한남대에 강의를 나갔다.

제복입은 남자에게 호감이 있었던 그는 공군 장교와 선을 본 지 두 달 만에 결혼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어쩐지 제복입은 남자가 멋있게 보였어요. 결혼을 하고 보니 군인 가족은 여기저기를 많이 다니면서 결혼 생활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이도 낳아야 하고 이것이 여자의 길이다 하는 생각에 교수 꿈을 접었어요. 그쪽 방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죠. 하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고요. 22년 동안 군인가족들이 많은 사회 속에서 처세술과 대인관계 등에 도움을 많이 받았죠."

계룡시는 국방도시라는 특수성 때문에 군인 가족들이 많다.

활달한 그의 성격과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활동 등으로 사회 활동을 경험한 바탕 위에 군인가족이라는 이점이 작용해 '운좋게' 시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밝히는 김 의원. 막상 시의원 출마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감도 있었지만 군인가족으로는 처음, 선출직 여성의원으로서도 처음 시의회에 도전한다는 설렘도 있었다고 덧붙인다. 특히 후배와 군인가족들도 할 수 있다는 이정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4년 전인 2006년에도 제의가 있었지만 지난해 공군 대령으로 전역한 남편이 당시에는 현역이라는 부담도 있었고 젊은 쑥스러움 때문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의정활동에서도 여성과 교육쪽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학교 관련해 학생 안전과 관련한 조례도 머지않아 발의할 계획이다.

"옥천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고향이 어디냐고 물을 때 옥천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육영수 여사 고향'이라고 알아주는 것이 자랑스러웠어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딸만 있는 집 셋째 딸이지만 남부럽지 않게 부모님께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잘 돼서 보답하고 싶었죠. 그래서 결혼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열심히 해왔다고 자평하고 싶어요."

그가 말하는 고향에 대한 자부심에는 부부교사로 생활하며, 자신들을 잘 이끌어준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자부심이 겹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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