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표선수 10여년 활약, 박남현·이중순 부부
군 대표선수 10여년 활약, 박남현·이중순 부부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1.11.16 00:00
  • 호수 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고방식이나 성격이 비슷하고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가 쉬워 우리들 사이에 부부싸움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설혹 다투는 경우가 생겨도 5분이 채 안되 풀어지게 되죠"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선수들의 아픔을 감싸줄 줄 아는 사람들끼리 만나 어떤 부부들 보다도 금술이 좋다고 자부하는 박남현(36·군청 건설과 근무, 옥천읍 성암리 성옥주택), 이중순(32)씨 부부.

1백m 달리기 기록 10초8을 보유하고 있는 박남현씨와 여자탁구선수로서 옥천군을 대표하던 이중순씨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0년 10월 도민체전의 열기로 가득찬 경기장에서 탁구시합을 하는 이씨를 응원할 때였다.

"처음엔 단순히 옥천의 승리를 위해 응원하던 것이 점차 선수를 응원하게 되고 승리를 위해 입술을 굳게 다물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이 선수의 모습에서 사랑 비슷한 것(?)을 느껴 시합이 끝날때 쯤에는 탁구공은 보이지 않고 집사람의 얼굴만 보이더라"는 것이 그때 느낀 박씨의 솔직한 표현이다.

육상인다운 끈질긴 구애끝에 결혼에 골인해 10여년이 지나 어엿한 두아들(염민, 영준)의 엄마, 아빠가 된 지금에도 옥천군을 대표해 시합에 출전할 때면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기량을 발휘한다는 박씨의 두주먹에는 어느새 불끈 힘이 들어간다.

"시합에 출전한 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시무룩해 있을 때 어깨를 두드려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그이의 모습에서 남편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며 살포시 웃음짓는 이씨는 "도민체전 출전기간 중 남녀선수의 숙소가 따로 정해져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닌 생이별을 해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발을 동동구르던 지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다음 시합때는 임원진들의 깊은 배려(?)가 있길 간절히 소망하기도.

육상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져 사회생활의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운동선수로서 후회해 본적이 없다는 박씨는 "군의 뒷받침이나 예산부족으로 인해 고교에 육상부가 없어 초·중등부에서 발굴되는 재목감이 타지로 유출되는 것을 볼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작은놈이 운동에 소질을 보이고 있어 여건이 허락한다면 기초체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권해보겠다"고 두 아들과 아내의 손을 꼭쥐는 박씨의 눈가에서 밝고 희망에 찬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