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99년 군예산 어떻게 쓰였나
[점검] 99년 군예산 어떻게 쓰였나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2000.10.21 00:00
  • 호수 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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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군에서는 얼마나 적정하게 정해진 예산을 지출할까? 모두를 들여다볼 수는 없을지라도 매년 군의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세입세출결산검사를 통해 지난해에 집행되었던 예산의 쓰임새를 확인해볼 수 있다. 매년 실시되는 예산결산검사는 군의원 한 명이 포함된 세입세출결산검사위원들이 하고 있다.

올해는 유만정 의원을 비롯한 3명의 결산검사 위원들이 지난 5월26일부터 6월12일까지 검사를 시행했으며 7월15일부터 20일까지 군의회 예결특위를 거쳐 승인안이 의결되었다. 지난해 군이 집행한 총 1천33억7천여만원의 예산에 대해 군의회가 적법하게 지출되었음을 승인한 것이다.

이처럼 매년 지난해 쓰여진 예산에 대한 결산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예산을 합리적이고 승인된 목적대로 적법하게 집행되었는지를 따져 건전한 군 재정 운영을 촉구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 회사로 얘기하면 예산감사 절차인 셈이다. 결산검사 결과 몇 가지 점에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이 지적되었고 군이 모범적으로 예산을 운용한 부분도 수범사례로 꼽혔다.

▶쓰고 남은 예산이 71억9천여만원

결산검사 결과 집계된 99년 총 예산액은 1천33억7천여만원. 이중 900억7천여만원이 지출되었고 61억1천여만원이 이월되었으며 71억9천여만원이 예산을 집행하고도 남았다. 이른바 불용 처리된 것이다. 불용액은 일반회계 888억6천여만원 중 39억9천여만원, 특별회계 145억여원 가운데 31억9천여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산 편성시 사업계획에 따라 적정한 금액을 예산에 편성하여 집행하고 사업계획의 변경, 취소 등으로 인한 경우는 추가경정예산 시 감액하거나 삭감, 정리조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그대로 쓰지 않은 돈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불용액이 많이 남는다는 것은 매년 결산검사 때마다 지적된다. 불용액에 관해서는 예산 운용상의 양면성이 있다. 공무원들은 예산을 운용하다 보면 쓰고 남은 돈이 불가피하게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경비 절감이나 경쟁입찰 등을 통해 남는 예산이 불용 처리된다.

따라서 불용액이 전혀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 사업 시행 과정에서 예산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곳에 불용액을 없애기 위해 예산을 쓰는 낭비적 결과를 낳게 할 뿐만 아니라 다음 연도의 예산 운영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생긴 불용액 비율은 전체 예산의 6.95%다. 불용액 비율이 10%를 넘어 20%까지 간다면 문제가 있지만 6∼7% 대의 불용액은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예비비 예산에 사장되어 있는 특별회계 예산 활용돼야

회계별 목적사업에 쓰도록 조성되어 있는 특별회계 예산운용의 미흡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었다. 특별회계 예산의 경우 각 특별회계가 조성된 목적대로 활용되어야 하지만 많은 예산이 예비비 비목에 사장되어 결산시 순세계잉여금(예비비와 세입예산을 포함해 이르는 말)이 많이 발생했다는 말이다.

특별회계는 지난해 총 34억3천여만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했고 특히 농공지구 조성특별회계의 경우 예비비 예산이 12억3천여만원, 순세계잉여금은 15억9천여만원에 달했다. 이는 군내 농공지구 조성사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특별히 지출해야 할 곳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예산을 예비비로만 편성해 사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비비로만 편성해 사장시키는 것보다는 특별회계 예산을 좀더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결산검사 위원들의 의견이었다. 특히 `옥천군 중소기업육성기금 설치 및 운영조례'가 농공지구조성사업 특별회계에서 재정을 충당해 제정되었다는 점을 들어 군의원들은 관계법령을 검토해 농가소득증대를 위한 분야의 자금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자수입 관리 철저히 해야

공공예금 이자수입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이자수입은 총 13억8천여만원. 1천33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규모에 이월액 규모도 144억3천여만원에 달했음을 감안할 때 대규모 예산을 운용하면서 얻은 이자수입치고는 적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자수입액은 최근 5년 동안의 이자수입 중 가장 적은 액수이다.

지난 95년의 이자수입이 15억2천여만원, 96년이 25억5천여만원, 97년이 27억5천여만원, 98년이 27억9천여만원을 올렸음에 비추어 98년 이자수입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액수가 많은 일반회계에서의 이자수입액이 96년 22억5천여만원을 시작으로 97년 23억7천여만원, 98년 21억6천여만원을 달했음에도 99년에는 10억원에도 못미치는 8억7천여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농산물규격출하 보조사업비 반납도

정부가 보조하는 사업비를 반납한 사례도 지적되었다. 농산물 규격출하 보조사업비와 인플루엔자 보조사업비 반납사례가 대표적인 예. 의회의 지적에 따르면 정부가 `99 농산물 규격출하사업으로, 농산물 유통의 물류비용 절감과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 품질을 향상시켜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시행한 정부보조사업비 중 37%에 해당되는 2억5천500만원을 집행하지 못하고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보조사업 지원은 골판지 제작에 국한되었으나 11개 농산물 작목반에서 지원기준에 미달하는 스티로폼으로 제작해 사업을 포기했다는 게 군의 입장이다. 또 군내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가운데 대상자 8천34명중 70%인 5천624명만 접종계획을 세웠을 뿐 2천410명은 제외시켰고 추가접종도 하지 않은 채 286만원의 국비 보조금을 반납한 사례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예산집행 평가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99년 군의 예산 집행은 공직자들의 고통분담과 구조조정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긴축예산으로 운영하고 불용액을 최소화했으며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99년 한 해 동안 8개 분야에서 충북도내 군정추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지역의 자긍심을 높였다는 점,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수의계약 운영지침을 마련해 시행해왔다는 점, 명시 및 사고이월사업이 98년보다 훨씬 감소해 당해연도에 각종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점 등이 수범사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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