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을탐방[3] 이원면 장찬리
신마을탐방[3] 이원면 장찬리
  • 류영우 기자 ywryu@okinews.com
  • 승인 2000.10.14 00:00
  • 호수 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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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656m의 장령산 기슭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산수가 수려하고 경관이 빼어난 마을 이원면 장찬리.

57호에 달하던 이곳은 지난 79년 이원면과 동이면, 옥천지역의 원활한 농업용수의 공급을 위해 건설된 군내 최대의 장찬저수지로 인해 기존의 마을이 수몰돼 이제는 10가구에 25명의 주민만이 거주할 뿐이다.

장찬리는 `정기어린 양지바른 터전에 장씨 성을 가진 분이 자리를 잡아 후손을 바르게 기르고 기풍을 세우며 정도의 교육을 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수몰당시 이곳에 거주하던 55호 중 47호가 서씨 성을 가졌다.

이곳 주민들의 주 소득원은 벼농사다. 주 소득원이라고 해야 겨우 5가구만이 농사를 짓고 있고 도라지, 더덕, 버섯 등을 채취하는 부업으로 연간 25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산나물로 인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수려한 경관과 깊은 골짜기
이곳의 골짜기가 깊은 것은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얘기 속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골안이라는 골짜기에 사는 색시가 어느날 화장실을 다녀오다 호랑이에게 잡혀갔다. 마을사람들이 나서 색시를 찾아보았지만 밤도 깊고 험한 산세로 인해 찾지 못하였다. 다음날 호랑이에게 잡혀간 색시가 죽은 채 가풍리 쪽에서 발견돼 그곳에 묘를 썼다'

이같은 전설을 뒷받침하듯 죽은 살쾡이 시체는 물론 개오지라는 호랑이과 동물의 발자국이 발견되기도 했고 최근에는 멧돼지나 노루 등이 마을에 내려와 무를 뜯어먹거나 논에 들어가 수확기의 벼를 다 끊어놓기도 해 주민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알맞은 크기에 구수한 빙어맛 일품
"이곳의 빙어는 굵기도 알맞고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나요" 마을 주민 이용우(69)씨의 마을 자랑은 빙어로부터 시작된다.

"장찬저수기가 건설되면서 마을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붕어 10만수를 방류해 유료낚시터를 운영해 봤어요. 하지만 시설관계로 포기하고 빙어를 방류, 일본에 수출하기도 하는 등 1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어요"

지금까지도 빙어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지금은 다른 곳에서 빙어가 많이 잡혀 전처럼 많은 소득은 올리지 못한다고 전한다. 이씨는 빙어로 많은 수입을 올리지 못하는데는 장비의 낙후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장비가 낙후되어 있어 산란기 전에는 빙어를 잡을 수 없어요. 다른 곳에서는 더 일찍부터 빙어를 잡기 시작하지만 이곳에서는 1월이 되서야 빙어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빙어는 깨끗한 물에서 나오는 구수한 맛 때문에 아직까지도 미식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조상들의 진솔한 삶의 흔적이 엿보이는 옹기터 자리잡고 있어...
이곳에는 800여년 대를 이어 백자를 구워내었다고 전해지는 옹기터가 자리잡고 있어 조상들의 진솔한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사기절터', `큰절골', `골안이' 등 세 곳의 옹기터로 보아 이곳이 유명한 그릇 생산지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곳의 그릇은 충남 금산과 연결된 통로였던 골안이에서 시장이 형성돼 매매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2년에 한번씩 출향인들 모여 애뜻한 고향의 정 달래
수몰되기 전 장찬리는 이원면에서 가장 번성한 마을 중 하나였다. 또 이곳에서는 많은 인재들이 배출돼 사회 각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상과대학 교수인 서도원씨, 대전대학교 교수를 지내다 지금은 국회 법제예산실 정책조사관으로 있는 서준원씨, 정치학 박사인 서동주씨, 서울 경성방직 전무이사인 이상선씨 등이 출향인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이원면 부면장을 지낸 서진호씨와 강신달씨, 군북면 총무담당을 지낸 서광춘씨, 양잠협동조합장을 지낸 강호준씨와 현재 군 환경수질과 김병현씨, 이원면 총무담당 서광호씨, 이원농협의 송오현씨 등이 이원면과 옥천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마을의 발전을 위한 출향인들의 관심은 다른 마을에 비해 그 빛을 더하고 있다. 서울에는 이종희 회장과 이성만 총무, 대전에는 조진환 회장과 이창만 총무, 옥천지역에서는 서종원 회장과 김현범 총무가 고향에 대한 애뜻한 정을 쏟아붓고 있다.

출향인들은 85년부터 고향을 찾아 향수를 달래며 마을의 전통을 지키며 옛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제사나 주민들의 생일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벌이는 등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범죄없는 마을로 이끌기 위해 강호식 이장과 홍국환 새마을지도자, 조정숙 부녀회장이 출향인들의 관심속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을진입로 포장과 쓰레기문제 주민들의 가장 큰 과제
79년 저수지 완공 후 주민들의 손길에 의해 이설도로가 보수되었지만 마을로 들어서기까지 약 200m 정도가 비포장으로 이곳의 포장문제는 마을주민들이 원하는 가장 큰 숙원사업이다. 또 낚시꾼들과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때문에 주민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도 전에 면에서 쓰레기를 관리할 때에는 1주일에 한 번은 수거해 갔는데 요즘은 통 쓰레기 치울 생각을 안한다"며 쓰레기 해결을 위한 관심을 대다수 주민들은 원하고 있다. 또 하나 5일에 한 번 장날만이라도 버스가 운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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