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우리는 한 형제
남과 북, 우리는 한 형제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1.18 00:00
  • 호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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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공산당과 서독의 콜수상이 「우리는 한 국가이고 앞으로도 한 국가로 계속 남을 것이다」라는 선언을 함으로써 지난 61년 8월13일 역사적 괴물로 솟아 올랐던 이념의 베를린 장벽이 헐리게 되었다. 참으로 장한 일이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시기, 아시아의 동북쪽 한 분단 국가에서도 5천만 온 겨레의 시대적 사명인 민족통일을 위한 각계 각층의 노력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로 심화되어 가는 남북의 이질감과 적대감 그리고 통일 의지의 무력화는 20세기 한국인의 최대의 난제요, 풀어나가야 할 시대적 사명이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10월16일 한판의 경기를 보며 온 겨레의 가슴 속에는 한쪽으로 뭉클하는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이는 싱가폴 국립 경기장으로부터 남한 대표팀이 북한대표팀을 1-0으로 제압하였다는 승전보를 통하여 로마행 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하게 되어서만은 아니리라. 오히려 37년간 언 사람처럼 차갑게만 대해 온 남과 북의 한 형제가 맨몸을 부딪치며 경기를 진행, 표현할 수 없는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도 40억 인구 앞에서. 지난번 경기에서도 그렇거니와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결코 이기기 위하여 딴지를 걸고, 눈깔을 찌르는 승부욕이 아니라 넘어진 선수를 부추켜주고 멋진 경기를 벌이는 상대라면 칭찬해 줄 수 있는 스포츠맨쉽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는 남북간 대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남북대화의 단일창구라는 미명하에 통일을 향한 각계의 몸짓들을 가로막고 있는것이, 민족적 염원인 통일의 싹을 송두리째 밟아 버리겠다는 민족적 비양심의 표출이 아닐까하는 의구심과 걱정이 앞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치적 군사적 대화의 물꼬를 터야만 막혀진 입들이 뚫리고 감추어 둔 손을 내밀게 되는 것은 사실이나 통일의 주도는 일개 책임자나 밀사, 관 주도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사고방식은 이제 청산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진정으로 통일을 향한 대화의 노력을 기울이자면 남과 북 우리는 한 형제, 헤어질 수 없는 동족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일보전진한 민간 차원의 상호 방문과 문화적, 학술적 교류 그리고 스포츠 등 조건없는 접촉이야말로 통일을 향하는 첩경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백년대계를 위한 우리들 교육의 현장에서도 더이상 돈과 권력을 위한 경쟁보다는 참교육의 실현아래, 21세기 꿈나무들의 입에서 「나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염원의 말이 오갈 때 분단의 상처는 오로지 아픔이 아니요, 통일의 그날은 오래지 않아 우리 앞에 찾아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한반도를 그어놓은 숨막히는 휴전선이 민족의 분단선 아닌 평화의 유적지 되어 꽃피고 새 우는 봄날, 그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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