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알아야 자살 막는다
우울증…알아야 자살 막는다
온누리정신과 오승용 원장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6.07.20 14:09
  • 호수 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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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노인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우리 고장에서 일어난 자살사고는 모두 15건, 그 가운데 65세이상 노인자살이 대부분이다. 노인들은 왜 죽음을 택하는 것일까? 농촌이라는 생활환경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줄지 않는 노인자살의 원인과 대책을 온누리정신과 전문의 오승용 원장과 함께 생각해 본다. … 편집자

▲ 오승용 원장
경찰에 따르면 노인 자살사고에 앞서 우울증과 관련한 징후들이 관찰된다고 하는데?
=사실 노인을 포함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증상을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과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 스스로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없다 보니 자신의 질환에 대한 치료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극단적으로는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농촌지역 노인의 우울증이 도시지역의 경우와 다른 점을 찾는다면? 우울증의 증상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린다.
=병원을 방문하는 노인 환자 가운데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하겠다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50대 이하의 환자 중 소수를 제외한 노인 대부분은 두통, 어지럼증, 불면이 심각하다고 느끼거나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지는 ‘화병’ 때문에 병원을 찾고 이들 중 상당수가 우울증의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문제는 우울증의 표면적 증상에 불과한 이런 현상들은 두통약이나 수면제로 없앨 수 있고, 환자들도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나 농촌이나 우울증과 이에 따른 치료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 사실 농촌이나 도시나 노인의 네 가지 고통, 즉 질병, 고독, 가난, 무위는 마찬가지다.
 

굳이 차이를 들자면 농촌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맹독성 농약을 이용해 충동적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르다 보니 수면제 등을 이용한 경우 대부분 구조 가능한 도시와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우울증 치료에서 가장 힘든 것과, 병원을 찾기 전 환자 본인과 주변에서 알아 둘 점은?
=우울증은 누구나 조금씩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의 진단기준이 있고 가까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면 자신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문제는 앞서 밝혔듯 우울증의 표면적 증상은 수면제 같은 내과적 처방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이 완쾌되기 위해서는 최소 6주 이상의 상담과 처방이 지속 돼야 함에도 이에 대한 인식이 없고, 약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심해 알아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질환 유무를 떠나 우울증에 대한 사회의 정확한 인식이다.

우울증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반드시 호전될 수 있다. 보건당국의 홍보와 교육, 그리고 의료기관 간 협조체계가 지금보다 더욱 강화되고 우울증에 대해 우리가 정확히 인식한다면 우울증에 따른 자살의 충동에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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