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를 돌며 화물을 운송하는 물류기사들은 옥천의 마지막 관문에서 까다로운 입맛을 달래고 또다른 지역으로 향한다. 그들은 그 뱃심으로 물류 순환의 순환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기사식당의 대표 메뉴는 삼겹살 정식. 몸에 쌓인 먼지를 씻어내준다는 속설에 삼겹살은 물류기사에게 최고 인기 메뉴다. 그렇다고 잘 나가는 메뉴가 삼겹살 뿐인 것은 아니다. 독특한 조리법으로 사랑받는 김치냄비전골과 순두부백반, 뼈다귀해장국도 기사식당의 대표메뉴다.
찌개가 제 맛을 내는데는 기사식당 만의 육수내는 비법이 있었다. 한우의 사골과 목뼈, 잡뼈를 넣고 24시간 푹 고아낸다. 이렇게 고아낸 육수에 또다른 육수재료를 넣고, 다시 고아낸다. 그러니까 기사식당의 육수는 올곧이 고기뼈로만 맛을 내는게 아니었다.
“육수를 내고 재차 조리를 해 줍니다. 1차로 고아낸 육수에 순두부, 뼈다귀, 김치찌개 별로 각기다른 육수 재료를 넣고 끓여주는데, 그건 저희만의 비법이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2차 육수를 낼때 불을 조절해 주는 것도 비법이죠.”
일반적으로, 육수를 내는 잡뼈에 양파·마늘 등을 넣고 고아낸 맛과는 다르다. 고소하고 구수한 맛이 기본이라면, 기사식당에서 조리한 음식의 육수에는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숨어져 있었다. 김치냄비전골에는 멸치 육수가 더해진다. 그것이 최대로 알아낼 수 있었던 한계였다. 그렇게 육수를 내고, 우리지역에서 난 쌀과 야채로 밥과 반찬을 만들어 낸다.
“저희집을 찾아주시는 분들의 60%가 경상도 물류기사님들이세요. 그러다 보니 그분들의 입맛에 어느정도 맞춰져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지역의 신선한 재료로 옥천의 맛을 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궁합이 맞는 재료로 맛의 깊이를 더하는 기사식당 음식맛의 최대 비결은 ‘유지’다. 언제, 어느순간에 찾더라도, 손님들의 기억속에 맴도는 그 맛의 향수를 채워주기에 기사식당의 맛은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