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보 한시(漢詩) 감상
이두보 한시(漢詩) 감상
김상헌(옥천읍 마암리)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5.11.25 00:00
  • 호수 8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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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시대의 시성(詩聖) 이두보(李杜甫)의 시 등고(登高)를 감상해보려 합니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성 이두보의 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며 시 비전문인인 평범한 사람에게는 참으로 벅찬 일입니다.

그러나 시란 감상하고 음미하는 것이며, 위대한 시일수록 한 번쯤 접근해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용기를 내서 음미해 보겠습니다.

등고(登高) - 이두보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바람 세차고 하늘은 높은데 원숭이는 슬피 울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물맑은 백사장 위에 휘도는 물새 한 마리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낙목소소하)
끝없이 끝없이 낙엽은 쓸쓸히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언제나 다하랴! 장강(양쯔강)의 도도한 흐름이여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만리 타향에 슬픈 가을 나그네 되어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늙어 병 깊은 몸 이끌고 홀로 대에 오르니

艱難苦恨繁霜鬢
(간난고한번상빈)
찌들은 인생살이 머리만 허옇게 쇠고

倒新停濁酒杯
(료도신정탁주배)
늙어 꼬부라져 술잔마저 놓은 신세여!

■시의 한자풀이
登高(등고) : 중국에서 9월9일 높은 대나 산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을 말함.
猿嘯哀(원소애) : 원숭이가 휘이 휘 소리를 내며 슬피 욺.
渚淸(저청) : 물이 맑음.
無邊落木(무변낙목) : 끝없이, 끝없이 낙엽이 떨어짐.
不盡(부진) : 끊임이 없음.
滾滾來(곤곤래) : 큰 물결이 출렁이며 도도히 흐름.
艱難(간난) : 몹시 힘들고 고생이 됨. 어렵고 힘듦.
繁霜鬢(번상빈) : 구렛나루가 허옇게 쇰. 머리가 허옇게 희어짐.
苦恨(고한) : 한이 대단히 많음.
倒(료도) : 늙어 허리가 구부러짐. 대단히 노쇠함.

■시의 구성과 감상
시의 구성은 칠언(七言) 팔구(八句)로 되어 있고 그 구마다 대구(對句)로 되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이와 무게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1. 1구와 2구에서는 가을 풍경의 공허와 슬픔이 가슴깊이 사무치게 합니다. 원숭이의 애잔한 울음소리와 물맑은 강 백사장 위를 외로이 나는 물새 한 마리의 모습에서 서글픔의 처절함을 느끼게 합니다.

2. 3구와 4구에서는 가을의 서글픔과 공허가 천지를 뒤덮고 있어요. 낙엽은 끝없이, 끝없이 쓸쓸히 지고 장강의 도도한 흐름은 인생유한(人生有限)의 허무와 대자연의 웅혼함이 교차되어 짧은 인생의 비애가 끝없는 절망으로 몰고 갑니다.

3. 5구와 6구에서는 만리타향에서 늙고 병이 깊어 인생 황혼의 공허와 서글픔이 사무쳐 한숨이 절로 나게 합니다. 고생과 한이 한없이 서리고 찌들어진 지금의 처량한 신세, 정말 장탄식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4. 7구와 8구에서는 인생종언(人生終焉)의 애처로운 모습에 가슴을 에이는 아픔을 느끼게 하네요. 기쁠 때나 슬플 때 즐겨 마시던 그 좋은 술로 못 마시게 된 늙어 꼬부라져 처량한 내 모습이여!. 인생 조종(弔鐘)은 왜 저렇게 슬프게 울리는가?

공수래공수거한다지만 애닯고 애절한 마음이 다함이 없구나! 감상에 부족함이 많은 것은 오히려 당연하죠! 후에 전문시인의 감상의 말씀이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만추의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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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오줌파 2018-07-21 07:36:32
부진도파곤곤래

souljung 2015-09-19 16:50:18
김상헌씨가 이글을 쓴 것이 2005년 11월 25일이었다. 대략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 네티즌들은 이를 그냥 넘기지 않고 그의 착오를 지적하고 있다.이제는 김상헌씨가 답 할 차레라고 본다.

souljung 2015-09-16 15:59:11
신문사가 문제가 아니라 이 글의 필자가 두보에 대해 잘 모르고 쓴 것 같습니다.두보는 분명 이씨가 아닙니다. 할아버지는 앞서 haka님이 지적한대로 杜審言이고 아버지는 杜閑 손자는 杜嗣業이 맞습니다.

haka 2015-08-30 19:31:49
조부이름이 두심언인데 두보성이 이씨냐 신문사란것들이 ㅉ 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