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주민지원사업비, 청정 옥천 설계에 쓰자
[기획] 주민지원사업비, 청정 옥천 설계에 쓰자
신재생에너지로 청정 옥천 어떻게 만들 것인가 (8) … 옥천에서 신재생에너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11.18 00:00
  • 호수 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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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1회:옥천의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문제점
    2회:신재생에너지, 석학에게 듣는다
    3회:신재생에너지의 산실 독일 리포트(1)
    4회:신재생에너지의 산실 독일 리포트(2)
    5회:신재생에너지 박람회, 진해를 가다
    6회:빛고을 광주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보다
    7회:차세대 연료, 현실과의 접목은?
▶8회:옥천에서 신재생에너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진해시 박동철 공무원이 ‘진해시 그린시티 2020 계획’을 컴퓨터 스크린에 펼쳐놓고 일목요연하게 보고했다. 그것은 마치 기업의 커다란 프로젝트를 어떻게든 따내려고 많은 준비된 자료를 하나씩 꺼내 보여주는 ‘세일즈맨’의 자세였다.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의 강연은 단지 신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지역 농업의 미래까지 고민해 엮어내는 지역 시민활동가의 모습과 흡사했다.  하지만, 둘의 발제는 한 곳으로 통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미래를 위해서는 시민의 영역과 자치단체의 영역에서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하루 빨리 해야 된다는 당위성이었다. 그것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당당히 석유 신탁통치를 거부하고, 바로 ‘에너지 독립국’임을 선언함과 동시에 자연과의 공존 속에서 후손들을 위한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의지였다.

토론자로 참가한 군 경제교통과 김병현 담당은 “솔직하게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잘 몰랐다”고 고해성사를 했고, “앞으로 이 기회를 통해 행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원태양광발전소 이종학 대표는 “군에서 군민들을 상대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알기 쉬운 강연회를 자주 개최해야 한다”며 “대청호 주변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한다면 옥천군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충북과학대 황인호 교수는 “지역에너지 사업 심사를 가보면 충북은 꼴찌에서 두번 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사업 신청이 미미하다”며 “지자체에서 사업을 적극 추진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는 “에너지 문제로 인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는 농업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며 “에너지 자립과 식량 자립은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닌 깊게 연결고리를 가진 지방분권, 주민자치의 핵심”이라며 농업과의 연관성도 강조했다.

■ 일시 : 11월14일 오후 2시 
■ 장소 : 본사 독자사랑방
■ 사회 : 본사 이안재 대표
■ 발 제1 : 진해시 박동철 공무원 … “진해시의 사례”
■ 발 제2 :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 … “시민참여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 토론자 : 충북과학대 전기에너지시스템과 황인호 교수
                    서원태양광발전소 이종학 대표
                    군 경제교통과 김병현 담당
                    대청호 주민연대 주교종 사무국장

◆‘옥천도 방법은 있다’
대청호 주민연대 주교종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옥천에서 구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물이용 부담금으로 지원되는 주민지원 사업비를 활용하는 ‘종자돈’이론을 펼쳐 전체적으로 좋은 제안이라는 평을 들었다.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대청호가 절반 넘게 차지해 규제지역이 많고 개발이 어려운 옥천지역은 청정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미래의 경쟁력이라는 것에 동의했고, 신재생에너지가 바로 청정 도시를 상징하는 이미지는 물론, 실제 청정 도시를 만드는 귀중한 에너지 자원이라는 것도 동의했다.

문제는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촌 기초자치단체에서 재정이 많이 수반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이종학 대표가 10년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역설했지만, 역시 경제성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데 있어 걸림돌이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교종 사무국장은 “매년 물이용 부담금으로 지원된 50여억 원이 훨씬 넘는 주민지원 사업비를 종자돈으로 도비와 국비를 끌어들여 큰돈으로 불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물론, 주 사무국장의 제안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에 기반한 것이었다.

또, 주민지원 사업비가 각 마을 가가호호 나눠지면서 마을 공동체를 위한 미래 설계를 위한 자금으로 쓰이기보다,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사는 소모성 경비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대안으로도 많은 토론자들의 동의를 얻었다.

군 경제교통과 김병현 담당도 “안 그래도 주민지원사업비가 마을의 미래를 위해 쓰이기 보다 소모성 나눠먹기로 돼 우려가 있는데, 주교종 사무국장의 말이 진짜 뼈에 와 닿는다”며 “좋은 제안으로 관련부서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주민지원 사업비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예산도 같이 투자하면서 진해시와 같이 주민보급지원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황인호 교수는 “진해시처럼 수혜자 자부담의 70%를 시에서 보조해준다면, 주민보급사업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고 전제한 후, “군 의회에 경제성에 대해 어떻게 설득해 예산을 확보했는가?”라고 질의를 하기도 했다.

진해시 박동철 공무원은 “당장 경제성 자체로 판단할 때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시장님께 보고드렸다”며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인해 청정 도시의 이미지는 물론, 교육, 문화, 관광 부문에서 생기는 부가가치는 경제성을 훨씬 상회한다”고 답했다.

▲ 왼쪽부터 박동철, 박승옥, 황인호, 이종학, 김병현, 주교종.

◆‘부안시민발전소를 모델로’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는 부안 시민햇빛발전소의 사례에 대해 말하며, 옥천에서도 옥천시민햇빛발전소가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안이 핵 폐기장으로 전쟁을 치렀잖아요. 정부에서 ‘당신이 전기 쓰는 게 어디로 나온 거냐? 원자력에서 나온 거 아니냐?’고 했을 때 부안 주민이 할 말 이 없었던 것입니다. 쓰기는 쓰고, 방폐장 들어서는 것은 반대한다면 할 말이 없었던 거죠. 방폐장이라는 게 어딘가에 설치를 하긴 해야 합니다. 아무튼 부안 주민들은 방폐장의 상흔에서 벗어나 정말 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서 촛불 하나 드는 심정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부안은 그런 대안을 시민들이 실천하기 위해 최근 부안 성당, 부안원불교, 마중물 대안학교 등 3군데에 부안 시민햇빛발전소를 설치했습니다. 옥천도 부안처럼 강한 풀뿌리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옥천에서도 시민햇빛발전소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그는 “밑바닥에서 전환이 없으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며 “민간에서부터 도시 속 생태마을로 점차 확대 실시한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는 현재 태양에너지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유명한 도시가 됐고, 전 세계 사람들의 관광지 및 연구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에 적합한 에너지원을 찾아라
발제자인 진해시 박동철 공무원은 먼저 “옥천에 대한 에너지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실정에 맞는 자원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며 “예산을 들여 자원조사를 먼저 실시하고, 공청회를 통해 옥천에 맞는 에너지 모델을 제시해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것은 군에서 의지가 있어야겠고, 시민들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에너지 위원회를 만든다면 좀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회를 맡은 본사 이안재 대표는 “체육센터를 만드는데 110억이 들었는데, 진해시는 99년부터 2006년까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하는데 100억이 소요됐다고 들었다”며 “과연 이 둘 중 미래를 위해 어떤 것이 합리적인가 생각한다면 선택은 정해져 있다”고 갈무리를 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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