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재생에너지 현실화, `교육·시민참여' 관건
[기획] 신재생에너지 현실화, `교육·시민참여' 관건
신재생에너지로 청정 옥천 어떻게 만들 것인가 (7) … 차세대 연료, 현실과의 접목은?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11.11 00:00
  • 호수 7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싣는 순서

   1회:옥천의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문제점
   2회:신재생에너지, 석학에게 듣는다
   3회:신재생에너지의 산실 독일 리포트(1)
   4회:신재생에너지의 산실 독일 리포트(2)
   5회:신재생에너지 박람회, 진해를 가다
   6회:빛고을 광주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보다
▶7회:차세대 연료, 현실과의 접목은?
   8회:옥천에서 신재생에너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태양과 바람이 ‘미래의 에너지’라는 내용이 아직도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실려 있다고 했다. 서구 유럽과 일본에서는 지구의 미래를 구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아직도 우리는 멀게만 느끼는 미래의 자원으로 여기는 것이다.

독일의 아이들은 왜 신재생에너지가 필요한지, 그리고 ‘기후변화협약’이나 ‘교또 의정서’등의 세계적인 협약과 정부의 바뀌는 정책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미디어’와 ‘교육’의 힘이다. 공영방송에서는 쉽고 재미있게 바뀌는 정책에 대해 설명해 주고, 학교에서는 이를 신나는 수업으로 승화해 가르친다. 그리고 아이들은 일상에서 그 정책을 체감한다.

그렇게 자라 난 아이들은 정책을 입안할 줄 아는 당당한 시민이 된다. 시민들끼리 모여 조합과 단체를 만들고, 필요한 정책을 제안한다. 시민이 만든 정책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영향을 주지 않고 꾸준하게 추진된다. 교육은 참여하는 시민을 길러내고, 참여하는 시민은 직접 정책을 입안하거나 작은 공동체 조합을 만들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것은 어릴 때 교육의 힘을 통해 자연스레 빚어지는 ‘순환’이었다.

이런 풍경들은 학생과 교사는 물론, 관계공무원조차 모를 정도로 어렵고 생소한 용어로 설명되는 우리나라 정책 실정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신재생에너지를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다행스럽게도 몇 가지 대안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충북교사모임’과 ‘지구를 살리는 동네여성 모임’이 주관한 교사를 위한 에너지 강좌인 ‘태양의 학교 만들기’였으며, 또 하나는 일반 시민들의 힘을 합쳐 신재생에너지로 세상을 조금씩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겠다는 ‘시민발전’이었다.

지난 10월26일부터 11월1일까지 충북지역 교사를 대상으로 열린 ‘태양의 학교’ 강좌를 주관한 청주 금천초 김백주(33)교사와 지난 6월 시민발전을 창립하고 본격적인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한 시민발전 박승옥(52) 대표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얘기는 한결같았다. 멀리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가까이는 바로 내 자손들을 위해 반드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각자 그들은 교육의 측면에서 시민참여의 측면에서 주안점을 두고 얘기했지만, 결국은 순환되는 한 가지였다.

“에너지 위기는 농업의 위기”
인터뷰…시민발전 운영하는 박승옥 대표

▲ 박승옥 대표
인왕산 밑의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유한회사 시민발전에는 태양광발전시설과 태양열 온수와 난방시설, 튼튼하고 단열효과가 뛰어난 흙벽돌 사무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한 오리 사육, 퇴비를 만들기 위한 톱밥이 있는 재래식 화장실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자원의 실천이 곳곳에 베어져 있었다.

시민발전의 박승옥(52) 대표는 현재의 에너지 위기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진단을 털어놓았다.

“먹거리 즉 농업과 에너지는 자립이 필수적입니다. 이제 곧 에너지 쓰나미가 몰아닥칠 것입니다. 석유자원의 고갈로 인한 유가 상승, 그리고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나는 것은 농업입니다. 이런 분석은 지난해 미국 펜타곤 보고서에서도 나온 바 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시설재배는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기후 온난화로 농작물은 제대로 자라나지 못해 우리의 먹거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는 농업과 신재생에너지가 아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며 풀뿌리 농촌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시민발전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의 모든 것이 신재생에너지 자원입니다. 특히 태양과 똥은 중요합니다. 독일 농부들은 전부 전기에너지사업자를 겸하고 있습니다. 축사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고, 가축의 똥으로 바이오가스와 퇴비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방폐장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부안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시민햇빛발전소를 만들어 에너지 자립의 기치를 내걸었습니다. 옥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옥천의 농민들이 힘을 합쳐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한편, 시민발전은 중학생부터 스님, 교사, 대학교수, 변호사, 언론인 농부, 건축가, 시인, 주부 등 37명의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지난 6월10일 만든 시민기업으로 시민들의 출자를 받아 주택이나 건물, 학교, 물류센터, 공장 등의 지붕을 빌려 햇빛발전소를 직접 설치하거나 컨설팅을 지원한다. 시민발전은 첫사업으로 경기도 광주의 유기농 생협 한살림 물류센터의 지붕과 경남거제의 중앙씨푸드의 지붕을 이용해 햇빛발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태양 학교 시급히 만들어야”
인터뷰…청주 금천초등학교 김백주 교사

▲ 김백주 교사
그녀는 얇은 태양광 셀 두 개를 전선으로 연결해 조그만 바람개비를 돌리는 광경을 직접 보여줬다. 김백주(33·청주 금천초등학교) 교사가 직접 재료를 구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작품들이다. 김백주 교사는 아이들이 ‘신재생에너지’라는 어려운 용어에 다가가기 쉽게 하려고, 태양과 관련한 이야기나, 수수께끼, 노래를 통해 자연스레 접근하고 있었다.

그녀가 주무를 맡아 교사들을 위해 만든 4개의 강좌 △지구와 생명의 위기(10월26일) △모형으로 배우는 재생가능에너지(10월27일) △미래를 위한 약속-에너지 절약(10월31일) △태양의 학교 만들기(11월1일)도 아이들이 에너지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가르치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만든 강좌였다.

“에너지의 위기는 바로 환경의 위기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가 가장 먼저 이를 느끼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당연합니다. 미래세대의 주인공을 기르는 것이니까요. 태양의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 지붕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고 태양열로 온수와 난방을 해결하며, 물 재활용 시스템을 갖춰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 쓰는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이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쉬운 예로 각 교실마다 모니터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얼마만큼 전기가 하루에 소모되고, 태양으로 인해 재생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아이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느낄 것입니다.”

그녀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학교의 모든 시스템을 지역 자연환경과 함께 연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지역의 중요한 거점입니다. 학교 숲과 지역의 숲을 연결하고, 지역 주민들도 같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또한, 학교는 미래세대의 주역들을 키워내는 곳입니다. 교사들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고요. 교사들의 힘으로 학교를 정말 하루빨리 태양의 학교로 바꾸고, 정말 미래를 생각하는 교육과정이 펼쳐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