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배구, 맡겨주세요!”
“옥천배구, 맡겨주세요!”
옥천중 배구팀 CBS배 전국대회 준우승 쾌거
19년 만에 이룩한 전국대회 최고 입상기록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5.09.23 00:00
  • 호수 7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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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중 배구가 20년만에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배구명문으로 재탄생했으면 하는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사진은 배구부 선수들.

“결승전이 처음이다보니 코트에서 발이 안 떨어지던데요(웃음). 그래도 다들 열심히 했어요.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아쉬움도 남아요.”(3학년 전국빈. 왼쪽공격수)

“긴장도 됐지만 저는 많이 설레였어요. 막상 코트에 들어가서 뛰어 보니까 별것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재밌었어요.”(2학년 김태호, 오른쪽 공격수 )

홈팀인 익산 남성중에 져 우승을 놓쳤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더 할 나위 없이 밝았다. 지난 15일 열린 제16회 CBS배 전국남여중고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당당히 준우승 트로피를 안고 돌아온 옥천중(교장 김정숙) 배구부 선수들, 그들은 우승컵보다 더욱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안고 돌아왔다.

이들이 올린 `쾌거'는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다. 지난 76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19년 만에 우리지역 중학교 선수들이 기록한 전국대회 최고 입상기록이라는 역사적 의미 이면으로 대도시, 큰 학교 중심으로 흡수되고 있는 배구꿈나무들의 지역편중현상을 극복했다는 준우승의 가치를 읽을 수 있다.

실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국 32개 선수단 가운데 읍지역 학교에서 참가한 팀은 6개에 지나지 않았고, 이 6개 팀 중 4강에 진입한 팀은 옥천중 외 단 1개 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옥천중 배구팀을 이끈 주재만 감독 역시 도시학교와 시골학교의 차이에서 이번 준우승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배구 꿈나무의 발굴이라는 면에서 농촌지역 학교가 처한 어려움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제천과 괴산 등 배구팀을 가진 학교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발탁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지만 도시학교의 배구 열기와 자원을 감안하면 비교가 되는 것이 사실이죠. 옥천지역 배구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학생, 교사, 학부모의 노력이 어려움을 극복했습니다.”

마침 지난 20일, 개교 54주년을 맞은 모교에 큰 선물을 선사한 16명의 옥천중 배구팀 선수들, 골리앗을 눕힌 다윗의 당당함을 지닌 그들로부터 우리지역 학생배구의 밝은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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