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교만하게 만드는 나라
우리를 교만하게 만드는 나라
오한흥의 옥천엿보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1999.12.18 00:00
  • 호수 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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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서운 나라예요. 마치 양파가 껍질을 벗겨도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여하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중국에 살고 있는 옥천사람들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10일 출국, 취재도중 만난 한 동포 사업가의 말이다. 문호개방이후 중국을 상대로 무역업을 하며 수년째 현지에서 살다시피 한다는 이 동포사업가의 말을 옮기는 이유는 현재 우리 군에서 추진중인 중국과의 교류에 작은 도움이나마 될까 싶어서이다.

이번 취재는 본사로서는 지난번 연변 지용제에 이어 두번째 해외취재였다. 4일간의 바쁜 취재일정 속에 가고 오는 시간을 빼고나면 온전히 중국에서 머문 시간이 짧지만 느낀 것은 적지 않았다.중국 문호개방이후 그곳을 다녀온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70년대 초반 한국 실정과 흡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필자도 그랬다. 동북 3성의 관문이며 인구가 1천만명이 넘는다는 심양시는 공항 직원들의 불친절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시설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시민들의 질서의식도 형편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 하며, 교통 신호등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데서나 돌리고 튀어나오는 차량 등. 영낙없이 낙후된 모습으로 다가서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중국을 안다는 사람들은 어째서 모른다고 하며 무섭다고 말하는가. 방문객들의 첫 눈에 비춰진 이같은 중국은 상대방을 '중국이 겨우 이정도야'라는 교만에 빠지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건 그 일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치고 교만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 호랑이가 먹이을 사냥할 때 상대가 아무리 나약해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필자는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다만 이번 짧은 여행을 통해 방문객들을 교만에 빠뜨릴 수 있는 요인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느꼈을 뿐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 군에도 중국과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혹시 우리도 그동안 중국을 너무 쉽게 판단하고 교만에 빠진 적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교만한 자세로 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상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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