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푼이라도 해당지역에 이익이 되는 사안이면 자치단체는 물론 지역주민들이 나서 머리띠 매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조폐창 문제에 관한한 주민들의 시선은 '강 건너 불'이다. 한 마디로 관심밖의 일이라는 자세다. 조폐창에서 우리 군에 연간 7억원정도의 지방세를 내고 있다고 한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런데도 왜 주민들의 반응이 이 정도일까?
최근 조폐창 재가동 여부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반응은 역시 마찬가지다. 필자는 이번 조폐창 문제를 접하면서 기업의 현지화 실패가 어떤 현상으로 이어지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주민들이나 자치단체가 건전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애를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체를 유치함으로서 파생되는 이득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우리지역에 들어선 기업이 오폐수나 방류하고, 주민들이나 자치단체에 기여하는 수준이 미미하다면 이는 없느니만 못하다.
옥천조폐창은 '가급 보안지역'으로 구분돼 주민들과 접근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기업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에 어떤 형태로 얼마만큼 기여하느냐는 점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지만 지역상권에 대한 기여도가 약할 경우 지역주민들이 해당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물론 지역상인들의 영세성으로 인해 인근 대도시 상권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은 있다. 그렇다고 지역내 입주업체가 지역내 주민이나 상권을 외면한다면 지역주민들 또한 입주업체를 외면하는 현상은 한 묶음으로 볼 수있는 일이다. 피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감싸주고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는 모습이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옥천조폐창은 가동 당시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노력을 소홀히 했던게 아닌가 싶다.
"엄청난 공간을 멋드러지게 가꿔 직원들에겐 쾌적한 근무환경을 제공했는지 몰라도 대다수 주민들은 먼 발치에서 높다란 담벽을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민 김아무개(43 옥천읍)씨의 주장이다. '똥만 싸놓고 가는...'식의 심한 표현이 나돌기 시작한게 조폐창이 들어선 다음부터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옥천조폐창이 현지화에 실패했다, 아니다를 결론짓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대다수 주민들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손뼉은 마주치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 법이다. 조폐창이 현지화에 실패했다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지역적인 문제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번 조폐창 사태는 주민들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진행중인 비극이다. 남은 일은 이번 조폐창 사태를 면밀히 분석해 제이, 제삼의 조폐창 사태를 막는 일이다. 지역내 입주업체가 지역주민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주민들이 입주업체에 우호적일 때 지역발전은 저절로 다가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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