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흘린 피, 처우 기대'
`조국 위해 흘린 피, 처우 기대'
고엽제 휴유의증 전우회 옥천지회 사무소 개소식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5.04.22 00:00
  • 호수 7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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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면 현리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옥천지회 30여 회원들.

“고엽제가 뭔지는 아무도 몰랐어요. 날이 더워서 풀이 말라 죽은 줄로만 알았죠. 미군들이 초토화작업을 끝내고 철수하면 우리가 풀 한 포기 없는 땅을 수색하고, 더우면 웅덩이에 고인 시뻘건 물을 떠먹고 그랬죠. (최길동 지회장)”

“미군 헬기가 날아다니면 모기약을 뿌리나 보다 했습니다. (전차랑 회원)” “제대 후 3년 만에 발병했어요. 아마 옥천에서는 내가 처음이었죠. 이유 없이 아프고 몸은 바짝바짝 말라가고...다들 죽는다고 했어요. 70kg이 넘는 몸이 35kg까지 빠지는데 산 사람이라고 하겠어요? (유태근 회원)”

지난 19일 안내면 현리에서 열린 대한민국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 옥천지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옥천지회 30여 회원들이 벌써 40년이 다되어 가는 그때 그 기억을 떠올린다. 개소식에 참석한 회원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벌써 유명을 달리한 전우도 있었고 거동을 할 수 없을 만큼 건강상태가 심각한 회원들도 여럿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안내토기의 한켠에 사무실을 마련한 최길동(60)지회장은 무엇보다 고엽제후유의증 전우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회원들은 장애인도 아니고 국가유공자도 아닙니다. 젊은 시절 조국을 위한 일념 하나로 고엽제를 뒤집어쓰고 싸운, 그래서 불치의 병을 얻은 우리들에게 국가는 치료에 필요한 약간의 돈만을 집어준 채로 소외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희생을 떠나 당장 타 국가유공자들과의 형평성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전우들이 아직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당장 시정해야 할 현 정부의 잘못입니다.”

개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여한 고엽제후유의증 김영연 충북지부장도 국가보훈처의 체계적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회원들을 위한 지원은 국가보훈처에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만 아직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뒤죽박죽에 당장 치료가 급한 전우들이 다 찾아서 하는 현실이에요. 국가의 정당한 보상과 체계적인 지원, 그리고 자치단체의 책임 있는 자세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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