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떻게 운동해야 되나요?"
"우리 어떻게 운동해야 되나요?"
청산고 배드민턴, 코치 없이 훈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04.22 00:00
  • 호수 7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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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의 만평

창단한지 1년이 지난 청산고등학교 배드민턴 팀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청산고는 초·중·고등학교를 연계해 배드민턴 팀을 활성화한다는 도 교육청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해 2월 창단식을 가졌다. 그러나 도 교육청에서는 코치 마련 등 별도의 지원 없이 청산고 배드민턴 팀을 방치해 운동선수들이 표류하고 있다. 

현재, 초·중학교의 순회코치가 고등학교 선수들까지 맡고 있긴 하지만, 한 코치가 초·중·고 선수들을 모두 담당하기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더구나 당장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선수들에겐 전담 코치가 없다는 것은 크나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졸업한 한 배드민턴 선수는 특기생으로 가지 못했고, 우여곡절 끝에 한 대학에 간신히 입학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청산고 배드민턴 선수는 모두 5명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 3명, 1학년이 2명으로 전국대회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실업팀이나 대학진학이 어려워진다. 

한 배드민턴 선수의 경우, 배드민턴 팀이 있는 김천의 한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청산고는 지난 12월 열린 도 교육감기 대회에서 충주공고를 제압하고 창단 첫 금메달을 땄지만, 충주공고와의 여건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충주공고는 자체 전담 코치도 있고, 충주시청 실업팀과 같이 연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반면에 청산고는 코치 확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도교육청 평생체육교육과 김준철 장학관은 “도교육청의 예산부족으로 순회코치를 많이 임용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며 “순회코치라는 것이 초·중학교만 맡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까지 맡는 것으로 한 코치가 초·중고 다 맡으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요구를 받아들여 팀을 창단한 청산고는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난해 충주공고에서 다시 복귀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창단하긴 했지만, 별도 전담코치도 없는 상황에서 학생선수들의 진로를 장담할 수 없게 돼 비난을 받게 됐다.  한 교사는 “면 지역 학교에서 별도 운동부를 구성해 운영하기란 예산이 많이 부족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창단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도교육청에서 코치를 배치해 훈련을 하는 게 원안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해체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산고 박종길 교감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훈련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학교 자체예산이 충분하다면 학교예산으로 코치도 고용하겠지만, 면지역 시골학교의 경우, 지역의 후원 없이는 사실상 운동부를 운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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