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여중 농구부 전국춘계중고연맹전 은메달
옥천여중 농구부 전국춘계중고연맹전 은메달
농구명문 지금 `예약'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03.25 00:00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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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농구 신흥명문으로 부상하고 있는 옥천여중 농구부.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모여 곧 금메달을 딸 기세다.

가녀린 팔을 쭉 뻗어 탄력있게 내지른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링 한가운데 꽂혔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아이들은 봄의 새싹을 화려하게 움텄다.

지난 19일 텔레비전 방송까지 탄 결승전에서 ‘녀석’들은 결국 큰 경기 징크스와 방송카메라에 눌려 긴장한 나머지 안타깝게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하지만, 옥천여중(교장 정달훈) 농구부는 새 역사를 썼다. 

창단 처음으로 최고 성적을 낸 것이다. 긴장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대회였다.

옥천여중 농구부(감독 박근하, 코치 고경옥)는 1회전 서울 동일여중(47:33), 2회전 경북 상주중(57:38), 준결승 서울 숭의여중(56:48)로 누르면서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고른 활약을 보인 최은아(옥천여중 3)는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결승에서 맞붙은 서울 선일여중도 제압할 수 있는 상대였지만, 경험 미숙과 긴장 때문에 29:39로 석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이번에는 처음이라 그랬어요. 이제 다음에는 꼭 우승할 수 있어요. 충북소년체전 티켓도 꼭 딸 거예요. 그래서 소년체전도 우승할 거예요.”

연습을 하다가 삥 둘러 모인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올해 이렇게 잘한 비결을 물으니 준비했다는 듯이 말한다.

“체력하나 만큼은 자신있었거든요. 지난 겨울방학 내내 혹독한 지옥훈련을 했어요. 되게 힘들었어요. 옥천상고에서 선배 언니들과 하루종일 내내 뛰었고요. 12월13일부터 열흘동안 영덕 해맞이 공원에서 계단오르내리기, 모래밭 뜀박질 등 기초체력을 많이 길렀어요.”

이번 경기에서 주장 김수진 선수를 비롯헤, 황아름, 최은아, 장다혜(이상 3학년), 정은지(2학년)선수가 제 몫을 해줬고, 교체멤버인 장보영, 조희령, 임수진 선수도 제 구실을 했다. 잘 살펴보니 3년 전 전국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죽향초 농구팀 아이들이다. 그 때 주역이었던 수진이, 아름이, 은아가 다시 한 번 일을 낸 것이다.

“체육관이 너무 낡은 것 같아요. 벽에 붙어있는 골대 말고 새로운 골대로 교체해줬으면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오는 4월7일 열리는 청주여중과의 2차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1차 평가전에서 이겼기 때문에 이번에 2차 평가전만 이기면 충북대표로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하게 된다. 박근하 감독은 “아이들이 아직 촌티를 벗지 못해 긴장해서 우승을 놓쳤다”며 “아버지가 병상에서 위독한데도 고경옥 코치가 최선을 다해 지도를 해줬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밝게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회 경험만 갖춘다면 충분히 우승할 재목들이다”라고 덧붙였다.

농구선수 김승현(대구 동양)과 김영옥(우리은행)을 제일 좋아한다는 옥천여중 농구부 아이들의 꿈은 벌써 전국 우승 문턱까지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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