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유도회 충효교실
옥천유도회 충효교실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10.16 00:00
  • 호수 4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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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명 남짓한 옥천중, 옥천여중 학생들은 선인들의 향이 그대로 스며있는 명륜당에 앉아 정진욱 옥천유도회 회장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 13일 옥천유도회(회장 정진욱)에서 개최한 `99 충효교실 현장. 벌써 앉아 있은지 2시간이 다되어가고 있으니, 소변이 마렵기도 하고 다리가 저려 오기도 할텐데 학생들은 생각보다 잘 참고 있다.

정진욱 회장은 칠판에 성(誠)과 경(敬)이라는 글자를 한자어로 써 놓고 학생들에게 율곡선생과 퇴계선생의 우리 고유 사상에 대해 간단하지만 쉽게 풀어 설명한다. 정회장이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추는 춤과 연예인들의 노출문제, 머리염색 등에 대한 부정적인 면에 대해 설명하자 아이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무슨 얘기인지 이해는 가지만 쉽게 동의하기는 힘들다는 눈치다.

다시 한 번 우리 민족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예에 대해 강조를 한 정진욱 회장은 예의 일상적 표출이라 할 수 있는 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큰절, 평절, 반절에 대해 설명하고 개수배, 숙배, 돈수배, 평배 등 조금은 낯선 한자어로 설명을 하지만 직접 몸으로 시연하는 정진욱 회장의 열성에 아이들은 금방 이해하는 듯하다. 2시간 남짓한 교육이 끝나고 명륜당 문을 열고 나서는 아이들의 입에서는 절로 '아이구 다리 저려'하는 탄성들이 흘러나온다.

"자리가 조금 불편했지만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좋았어요. 조금 더 자리가 편했으면 좋겠어요." 옥천중학교 2학년 학생인 이영호군의 얘기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명륜당 뜰에서 교육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유도회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정진욱 회장은 "지금의 아이들은 너무 서양사상에 젖어 있어 인내심이 없고 경솔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는 없겠지만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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