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예쁜꽃집
[상가탐방] 예쁜꽃집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10.02 00:00
  • 호수 4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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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순(31)씨는 작년부터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꽃이 주는 향기나 아름다움도 좋았고,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어 본다는 성취감도 좋았다. 그러다 올 4월 '예쁜꽃집'이라는 아담한 꽃집 하나를 열게 되었다.

"수강생의 입장에서 주어지는 재료로 꽃꽂이를 하는 것하고는 틀리게 직접 물건을 구입하고 판매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던데요." 이 사장은 손님을 대하고 물건을 만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남편인 이한주(33)씨의 도움으로 잘 해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지요, 그리고 깨끗하고 친절한 이미지를 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젊은 축에 속하는 이명순씨 부부답게 처음 찾는 고객은 반드시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해 컴퓨터로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한번 찾아 주신 손님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죠, 손님들을 잊지 않고 다시 기억해 주는 것은 손님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예쁜 꽃집을 찾는 주요 고객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지만 삼양초등학교와 옥천전문대가 가깝다는 지리적 여건으로 초등학생과 전문대생들도 자주 찾는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로즈데이에는 장미꽃을 선물하고 안개데이에는 안개꽃을 선물하고 칠월칠석에는 77송이의 장미꽃을 선물해야 한다는 식의 신종 기념일들이 많아서 입학, 졸업, 어버이날, 스승의 날 말고도 새로운 특수기가 생겨 어린 고객이 꽃집을 찾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꽃집을 하면서 보니까 정말 자상한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여하튼 찡그린 표정으로 꽃을 사러 오시는 손님들은 없으니까, 항상 기분 좋게 웃으며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아요." 아직 예쁜 꽃집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안고 있다. 신선한 꽃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냉장고도 설치해야 하고, 전국 꽃배달 서비스 망에 가입 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므로 그것에 대한 대비도 해야하고 그래서 이명순씨는 마음이 바쁘다.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은 일이야 없겠지만 이제 세살된 용준이와 여덟살 된 혜민이를 생각하면 정말 잘 시작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꽃과 관엽식물들이 가득한 꽃집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시작한 일이니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작지만 편안하고 좋은 꽃, 그리고 나무를 얻을 수 있는 가게로 만들어 나가야죠." 이명순씨와 이한주씨는 작은 꽃집에서 소국만큼이나 단란하고 향기 있는 삶을 꾸며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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