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남학생 예절교육
옥천고 남학생 예절교육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10.02 00:00
  • 호수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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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밤 8시가 넘은 시각. 제사복을 입은 학생들을 비롯해 24명의 학생들이 제사상을 차려 놓고 예절교육을 받고 있다.

옥천고등학교(교장 하동식) 생활관. 통상 여학생들이 이용하는 생활관에 남학생들이 예를 갖추는 법도를 배우고 있다. 옥천군유도회 정진욱 회장과 유부현 전 옥천상고 교장이 강사로 나섰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것인가를 늘 생각하고 돌아가시면 진심으로 슬퍼할 것이며 제사는 엄숙하게 정성을 다해 모셔야 한다'는 등 공자가 가르쳤던 부모님을 향한 5가지 효도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정진욱 회장은 학생들이 지금까지는 접해 볼 기회가 없었던 제사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홍동백서, 어동육서, 동두서미 등 제사법에는 많은 형식이 있어. 조상을 정성으로 모시기 위한 방안의 하나야." 학생들은 친구들이 직접 제사를 재현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궁금증이 풀린 표정을 짓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같은 청소년들은 제사법이라든가 옛날의 전통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예요. 그런데 제사 지내는 법에 대해 쉽고 자세히 설명을 들으니까 앞으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요. 또 부모님께 더 잘해야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아요." 이날 제사에서 초헌을 맡았던 박권범 군.

이번 예절교육은 실제 생활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제사법이나 부모님께 대한 효도, 친족간에 촌수계산 하는 방법, 생활예절과 공중도덕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졌다. 여학생 뿐만 아니라 남학생들에게도 예절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하동식 교장이 올해 매주 두 차례씩 1학년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나름대로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기에 가져야 할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효도가 무엇인가를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될 걸로 봅니다." 하동식 교장이 남학생 예절교육을 시작한 이유다. 지난 9월2일부터 이날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밤늦은 10시가 넘는 시각에까지 예절교육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주고 있는 유도회 임원들에게는 옥천고 남학생 예절교육이 더없는 후세교육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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