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에 경유 섞은 보일러등유 시판
석유에 경유 섞은 보일러등유 시판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9.11 00:00
  • 호수 4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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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8월 IMF 시대의 중심부에 있었던 서민들은 한가지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다른 것은 원자재 값이니, 뭐니 하면서 값이 오르고 서민들의 허리를 더욱 졸라매는 상황이었음은 불문가지. 그러나 서민들이 겨울철 주요 연료로 사용하는 석유류만은 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로 구분해 판매하며 특히 보일러등유의 가격을 8월 이전에 판매했던 백등유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발표였다.

서민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든 어떻든 우선은 보일러에 사용하는 석유값을 내린다니 좋았고 그래서 어려움이 조금은 덜어질 줄 알았다. 더구나 보일러에는 실내에서 쓰는 석유보다 질이 좀 떨어지는 석유를 넣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에 처음으로 이런 사실을 알았노라며 '그렇구나'하는 주민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부터 1년. 그러나 보일러등유는 정부의 의도대로 어려운 형편의 서민들이 주로 찾는 연료가 되지 못했다. 원인은 기존의 석유보다 그을음과 고장이 많다는 것이었고 고장을 많이 유발한다는 언론 보도와 소문은 실내등유를 주로 쓰도록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

실제로 군내 각 주유소 측의 얘기를 빌면 보일러등유가 처음 시판되었을 당시에는 실내등유와의 시판 비율이 40대 60 정도로 절반에 육박하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장이 잦고 그을음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 주유소마다는 고장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수가 늘어났고 상대적으로 실내등유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보일러등유는 전체 등유 가운데 많아야 20%에서 10%까지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도 일반 가정집의 사용비율은 더욱 낮아졌으며 대부분 공장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게 주유소 측의 얘기다. 현재 보일러등유와 실내등유와의 가격 차이는 대략 1만원 정도.

실내등유 비싼 곳은 한 드럼에 10만4천원, 싼 곳은 9만4천원 정도이며 보일러등유는 9만4천원에서 8만4천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주유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1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을 위한 난방유로 공급되기 시작한 보일러등유가 이처럼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데에 대해 군 담당자도 이에 대한 뚜렷한 대처방안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안내면 정방리에 위치한 안내주유소 금영재 사장의 얘기는 다소 다르다.

금 사장은 보일러등유가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고 그을음이 많다고 알려진 것은 보일러등유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온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보일러등유는 공기조절 밸브만 조절해 공기를 많이 넣어주면 실내등유보다 열량도 높고 연료 소모량도 적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오는 10월부터 안내주유소에서는 보일러 기사를 별도로 채용해 각 가정의 보일러 공기조절밸브를 조정해주며 경제적으로도 주민들이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 사장은 올해는 보일러등유의 품질을 개선하기로 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보일러등유를 사용해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어려움을 이길 수 있다면 군 관련실과에서도 적극 나서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대처할 일이라고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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