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2보] 용담댐 물폭탄에 논밭 51.4ha 물에 잠겨
[속보-2보] 용담댐 물폭탄에 논밭 51.4ha 물에 잠겨
동이‧이원‧안남 등 74세대 138명 대피 소동
“밤사이 물 빠지다 오전8시부터 다시 물 차”
  • 이현경‧한인정 기자 lhk@okinews.com
  • 승인 2020.08.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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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에서 쏟아져 나온 물에 동이면 우산리 금강 본류 일대가 흔적도 없이 잠겼다. 

갑작스런 용담댐 방류로 주민들은 손 쓸 사이 없이 물폭탄을 맞았다. 8일 저녁 오후7시께 떨어진 주민대피령에 동이, 이원, 안남 등 74세대 138명이 대피소동을 벌였다. 옥천군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논밭 51.4ha(9일 오전7시 기준)가 잠기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밤사이 뜬 눈으로 물이 불어나는 상황을 확인하거나, 동이 트자마자 달려와 피해 상황을 사진에 담았다. 동이면 용죽리 고재열 노인회장은 올해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냐“2002년 태풍 루사 때 쌀 얻어먹었는데 올해도 그 짝이다고 한탄했다.

 

용담댐 8일 낮12시부터 오후8시까지 초당 2900톤 방류 8시간 동안 ‘83520000물폭탄

금강홍수통제소에 게시된 일자별시간별 방류량을 확인한 결과 초당 1천톤이 넘는 물을 내보낸 시간은 88일 오전2시부터다. 같은 날 오전10시께 초당 2천톤을 돌파하더니, 12시부터 저녁8시까지 초당2900톤의 물을 내려 보냈다. 88일 낮12시부터 저녁8시까지, 8시간 동안 8352만톤의 물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1~2일은 초당 45, 3~5일 초당 100~300톤 사이, 7일 초당 400~700톤을 방류한 것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갑자기 쏟아진 물폭탄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무섭게 내려오는 물에 지역 곳곳이 물에 잠겼다. 옥천군 안전건설과 재해예방팀에 따르면 8일 오전7시 기준 농경지 침수 46.4ha(동이 24.2ha / 이원 22.2ha) 비닐하우스 9동 침수 1.8ha 인삼 12필지 3.2ha 등 침수 피해가 나타났다.

갑작스런 용담댐 물폭탄으로 인한 피해였기에 금강 본류가 지나는 마을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내가 낮은 동이면 용죽리 아랫말은 농경지, 비닐하우스, 인삼밭 침수 피해가 컸다. 4~5년 키운 인삼을 수확할 시점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김인호(금산군)씨는 용담댐에서 물 방류를 며칠 동안 나눠서 하거나, 며칠 전 비 안 올 때 내려 보냈어야 했는데 물 조절 완전히 실패했다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에 따르면 인삼밭 5천여평이 물에 잠겨 4~5억원 사이 피해를 입었다.

동이면 용죽리 천송희 청년회장은 어젯밤(8)보다는 오늘(9) 아침 7시쯤 보니 1미터 가량 빠졌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벼 같은 경우 곡식알이 막 달리려고 하는데 침수 됐으니 하나도 못 건진다농민들 굶어 죽게 생겼다고 탄식했다.

동이면 금암1리에 고추밭이 있는 김광수(동이면 현동)씨는 동이 트자마자 고추밭으로 달려왔다. 김광수씨는 다행히 고추밭은 물에 잠기지 않았는데 앞에 금강 물이 다시 불어나는 것 같아 무섭다오전8시부터 물이 불어나는 보여서 재방에 표시를 하고 지켜보고 있는데 10분 사이 10cm는 올라왔다. 물이 빠져야 하는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동이면 우산리~청성면 합금리 가는 도로는 물에 잠겨 출입이 통제됐다. 금강휴게소로 들어가는 국도변은 7일 출입이 통제됐고, 향수30리 길 일부 구간 역시 출입이 금지됐다.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를 하기도 전에 진입 자체가 불가한 경우도 발생했다.

동이면 마티리 자연마을 먹절은 마을진입로가 침수돼 자칫 잘못하면 주민들이 고립될 뻔 했다. 먹절에 집을두고 호두농사를 짓는 송옥순씨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요원으로 일 한다고 마을에서 나와 가덕리 일대 돌아보고 있는데 순식간에 다리발 1.5미터까지 물이 차더라먹절로 돌아가는 길이 지대가 낮은데 잠겨서 집으로 못가고 이틀째 세종 아들집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이면 조령1리 황한수씨는 금강휴게소로 들어가는 국도는 어제(7) 이미 막혔고,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건 괜찮았는데 휴게소 주차장 바닥도 어제는 신발이 젖을 만큼 물이 찼다조령1리는 피해가 없는데 (우산리쪽) 민박과 식당은 침수 피해 입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용담댐 방류 대피 연락이 늦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산2리 한 주민은 8일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집 앞 도로에 물이 차는 것을 보고 급히 차량을 옮겼다. 하지만 이미 차량이 3분의1 정도가 잠겨 시동이 꺼져 고지대로 이동주차 하지 못했다. 한 주민은 차 시동 꺼지고 나니까 그때 재난 문자 오더라며 속상한 마음을 전달했다. 주택은 물에 잠긴 도로보다 1미터 이상 높은 위치에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동이면 용죽리 인삼밭이 물에 잠긴 모습.
동이면 용죽리 침수 피해 현장. 하우스 왼쪽 논은 흔적도 없이 잠겼다. 

이원면 주민 뜬눈으로 밤 지새워

어제(8) 저녁 마을 진입로가 물에 잠겼던 이원면 역시 오늘(9) 오전 물이 조금씩 빠지자 주민들은 수해 현장을 찾기 바빴다. 이원면 백지리에서 백지슈퍼를 운영하는 고종선씨는 어머니 나이가 90이 피신하기도 어렵다. 안 가시겠다는 걸 설득해서 친구집에서 밤을 지샜다아침에 집에 와보니 가게에 물이 들어차 있다. 쌀포대에도 물이 들어서 이걸 어떻게 말리나 싶다고 말했다.

이원면 지탄리 정계용씨는 새벽 내내 발만 동동 굴렸다. 고추밭, 파밭 등이 전부 잠겨버렸다“5월부터 꼬박 한 건데 보상을 전부 해주는 것도 아니다. 언제 흙물을 씻고 앉아 있냐. 속상해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수해방지책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이원면 지탄리 주민 A씨는 하천 배수로가 직각으로 되어 있어서 유속이 세지면, 문제가 있는 거다. 공사 자체가 잘못됐다자동펌프시설도 만들어야 물이 차면 마을 수문을 닫고 밖으로 물을 내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댐방류에 있어 강우량을 예측해 미리 수위조절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원면 지탄리 황순삼씨는 강우량을 예측하지 않냐. 그럼 댐에서 물이 만수위까지 차기전에 물을 조금씩 빼냈어야 한다안 그래도 비가 오는데, 댐까지 방류하니깐 난리다. 미리 협의가 됐으면 피해가 이정도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다. 이건 완벽히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옥천신문은 9일 오전 침수피해 현장 곳곳을 방문했다. 다음 사진은 피해 현장 모습.

동이면 용죽리 아랫말경로당 앞 침수 현장을 찾은 천송희 청년회장. 한 해 농사 망친 농민들의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올해 대히트를 쳤던 동이면 친수공원 유채꽃밭 일대. 완전히 잠겨 나무 윗부분만 겨우 보인다.
금암1리에 고추밭이 있는 김광수(동이면 현동)씨가 고추밭 앞 금강 물이 불어나는 속도를 관찰하고 있다.
동이면 금암리 카페 밀 아래 도로는 통행이 금지됐다. 도로가 물에 잠겼다.
동이면 우산리 금강휴게소 부분 민박과 식당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로가 물에 잠겨 흔적도 알아 볼 수 없다. 
동이면 우산리 마을 진입로 등이 잠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주민들.
동이면 우산리 마을진입로 곳곳이 물에 잠겼다.

 

동이면 우산리에서 청성면 합금리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어제(8일) 물에 잠겼다가 오늘(9일) 오전 물이 빠졌다. 진입로는 물에 잠긴 흔적이 곳곳에 남았다.
차량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이 차량 정리를 하고 있다. 동이면 우산리 현장 모습.
이원면 백지리 백지슈퍼는 건물 안으로 물이 들어왔다. 물을 퍼내고 있는 주민의 모습.
이원대교 아래는 물이 3미터가량 차올랐다. 물 높이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주민의 모습.
이원대교 아래 물이 차 있는 모습.
청성면 합금리 소나무민박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청성면 합금리 일대 도로에 물이 차 둑방으로 사람이 오가고 있다.
 청성면 합금리 벽화도 절반 이상이 잠겨 그림 일부분만 보인다.
물이 불어난 하천 뒤로 동이면 청마리 체험관 건물이 보인다.
 도로관리사업 직원이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
안남면은 독락정~덕실마을 앞 농경지 일대가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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