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용담댐 방류에 동이면 일부 마을 대피령
[속보] 용담댐 방류에 동이면 일부 마을 대피령
8일 오후7시께 용죽‧금암‧조령‧마티‧가덕리 등 대피령
논‧밭 침수, 마을주민 “태풍 루사‧매미 악몽 재연되나”
  • 이현경‧한인정 기자 lhk@okinews.com
  • 승인 2020.08.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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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금강 일원인 친수공원 전체가 물에 잠겼다. 

용담댐 방류로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자 오늘(8) 오후7시께 동이면 일부 마을에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어제(7)부터 시작된 용담댐 방류는 방류량이 초당 최대 3200톤까지 증가했고, 금강 물줄기를 따라 낮은 지대 논밭은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주민 대피령이 떨어진 마을은 동이면 용죽리금암리조령리마티리가덕리 등으로 임시 주민대피소는 동이면사무소 다목적회관 2층에 마련됐다.

81~88일 누적 강우량은 군북면(200mm)이 최고치를 나타냈다. 옥천읍(195mm) 군서면(194mm) 동이면(179mm) 청성면(173mm) 이원면(169mm) 등이 뒤를 이었다. 강우량은 군북과 옥천읍, 군서면 등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지만 침수 피해는 동이면과 이원면 일부 마을에서 발생했다. 강우량이 문제가 아닌, 용담댐 방류로 인한 금강 물줄기 인근 마을이 피해를 입은 것.

용담댐 방류가 시작된 것은 7, 방류량이 초당 최대 700톤에서 오늘(8) 최대 3200톤까지 증가했다. 동이면 용죽리 친수공원 인근에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강이 불어나는 속도가 눈으로 확인 될 정도라며 “10초당 10cm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7시 조금 넘으니까 마을방송 나와서 대피해야 한다고 하는데 일단은 짐 챙겨서 차타고 높은 지대로 올라갈 예정이라며 용담댐 내보내는 물양이랑 속도 이런 거 체크해서 어느 마을에는 몇 시쯤 어느 정도 물이 불어나는지 이런 거를 문자로 보내줘야지 이렇게 주민들이 직접 물 불어나는거 일일이 체크해서 대피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건 한참 잘못된 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용죽리 주민은 외지 사람한테 논 임대해 줬는데 오늘(8) 낮에 다 잠겼다인삼밭 올해 3년 돼서 이제 소득을 볼 때인데 농사 망쳐도 한참 망쳤다. 물에 잠긴 지주목 치우고 폐기하는 비용만 엄청 나오게 생겼다며 한탄했다. 용죽경로당 앞 논이 침수된 것은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 때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용죽리 고재열 노인회장은 “(친수공원 앞에 있는) 세월교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쌓이면서 물이 빨리 안 빠져나간다우회도로 설치했기 때문에 세월교를 철거 하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태풍 루사 때 악몽이 떠오른다루사 때는 논밭 침수에서 끝나지 않고 도로 위편에 있는 주택도 침수돼 가구며 옷가지며 하나도 못 건졌다. 지금도 걱정돼서 물 얼마나 불었는지 계속 쳐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이면 서정기 면장은 오후 5시부터 주민들에게 침수될 수 있으니 대피하라고 전달했다. 오후8시 침수 우려가 있는 마을별로 공무원을 배치했다물이 빨리 차올라 걱정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우선에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용담댐 방류로 피해를 입은 만큼 용담댐관리단이 피해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이면 석탄1리 박효서 전 이장은 댐 물 방류하기 전에 하류지역에 무슨 조치를 취해놓고 방류를 하든지 물 내보내고 위험하다고 문자하나 보내면 그만이냐이번 물난리는 용담댐관리단에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이면 금암1리로 들어가는 입구가 물에 잠겼다. 
동이면 용죽리 한 인삼밭이 통째 물에 잠겼다.
동이면 용죽리 마을안길이 물에 잠기고 있다. 

 

이원면 백지리 주택 3채 침수, 지탄리 일대 농경지 침수

이원면 금강 주변 마을인 백지리와 지탄리에서도 물 피해가 잇따랐다. 백지리는 주택 3채가 침수됐다. 주택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당분간 백지리마을회관에서 머물 예정이다.

백지리 성락호 이장은 오후부터 나와서 주민들 대피시키고 있다지금 도로침수가 예상되는데, 줄이라도 쳐놓고 군에서 사람을 배치해줘야 한다. 내가 여기 밤새 있을 수 없진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탄리에서는 주택 침수 피해는 없었지만 농경지 일부가 물에 잠겼다. 댐 물을 계속 방류할 경우 더 큰 피해가 예상돼 지탄리 마을 주민들은 회관 앞에 모여 물이 불어나는 상황을 지켜봤다. 지탄리 주민 이병세씨는 이건 완전 인재라며 용담댐 방류하면 예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았냐. 걱정돼서 잠도 안 온다. 우리 마을은 경로당도 낮아서 대피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지탄리 신익수 이장은 물이 들어오는 지역에 소막도 있고, 농경지도 있다. 주민들이 혹시라도 피해가 더 커질까봐 다 나와 있다서둘러 군에서 추이를 파악해서 주민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종 군수는 동이면과 이원면 등 물 피해 마을을 돌며 상황을 파악했다. 김재종 군수는 백지리 3가구, 용죽, 우산1, 안남 10가구 대피하고 있다고 보고 받았다. 앞으로 수위가 더 올라간다고 한다. 예상되는 침수지역을 돌면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일단 주민대피가 우선이고, 농작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종 군수가 이원면 백지리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원면 지탄리 마을주민들이 물에 잠긴 농경지를 바라보고 있다.
동이면 용죽리 마을주민들이 마을안길까지 불어난 물을 바라보고 있다.
동이면사무소 옆 다목적회관 2층에 긴급 주민대피소가 차려졌다.
공무원들이 주민대피소 내 주민들이 쉴 곳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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