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캠프'로 이름만 바뀐 미혼남녀 만남행사
'청춘캠프'로 이름만 바뀐 미혼남녀 만남행사
군 “직장청년 네트워크와 소통이 목적”
‘만 27세~39세’ 직장인 미혼남녀로 제한
여전히 '만남' 행사 성격 지울 수 없어
  • 이현경 기자 lhk@okinews.com
  • 승인 2019.10.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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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캠프'를 기획한 옥천군이 캠프에 참가할 주민을 모집하고 있다. 지역 청년 간 네트워크 구축이 목적이라지만 참가 대상을 직장이 있는 만27세~39세 미혼인으로 제한해 '미혼남녀 만남행사'라는 비판이 여전히 남아있다. (사진제공: 옥천군)

 미혼남녀 만남행사가 '청춘캠프'로 이름을 바꿔 진행된다.
 
군은 인구정책 일환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미혼남녀 만남행사를, 지역 내 직장을 둔 청년들의 친목에 방점을 둔 청년정책으로 전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춘캠프 참가 대상을 27~39세 미혼남녀로 제한해 여전히 만남행사 성격을 지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인구 늘리기라는 사업 취지 속 미혼남녀 만남행사가 군 예산으로 진행되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대착오적인 예산낭비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군은 이를 일부 수용해 사업목적과 내용을 대폭 변경했다. 지역 청년 간 소통과 네트워크 구축으로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는 사업 취지의 청춘캠프-더 힐링(The Healing)’이 그 것.

1031일부터 12일 동안 장령산 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되는 청춘캠프는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참가자 소개) 강연1 ‘옥천 바로알기강연2 ‘건강한 결혼문화문화공연(목요커 버스킹) 청춘PT 등 세부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판 여론을 수렴해 사업 내용을 수정했다지만 이름만 바꾼 미혼남녀 만남행사라는 비판이 따른다. 참가대상을 옥천군에 주소 또는 직장을 둔 만27~39세 미혼남녀로 제한했고, 모집인원을 남2020명으로 공고했기 때문.

 공고 이후 또 다시 비판이 일자 군은 지역 청년 40명으로 모집인원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우리고장 주민A씨는 미혼남녀 만남행사를 추진했던 배경을 알고 군이 공고한 청춘캠프 포스터를 보니 수정은 한 것 같은데 색안경을 끼고 안 볼 수가 없더라지역 청년 네트워크가 목적이라면 왜 무직청년은 안 되는지 20대 초반 청년은 제외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9일 정의당 남부3군 지역위원회에서는 미혼남녀 만남행사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에는 '미혼남녀 만남행사가 청년에게 암묵적으로 결혼문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겉보기용 사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청년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권리보장 정책을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취업과 주거문제 해결이 청년 권리보장 정책으로 꼬집었다. 

 정의당 남부3군 지역위원회 박호민 대변인은 "힐링을 목적으로 한 청춘 캠프인데 비혼 청년들은 지역 청년들과 만날 기회도 안 주는 것"이라며 "결혼 적령기를 염두한 것 같은데 나이 규정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전히 배제되는 사람이 있고 결혼이라는 형식에 갇혀 있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군은 미혼남녀 만남행사를 추진하는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들며 청춘캠프취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인구 늘리기 정책에 방점을 둔 여타 지자체의 경우 혼인관계증명서나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범죄경력조회 등을 신청서류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행사 내용 역시 첫인상 게임, 로테이션 미팅, 공개 프러포즈 등 전문커플매칭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다. 인구교육 일환으로 진행하는 건강한 결혼문화강연 이외 이와 같은 커플매칭 행사를 일절 배제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기획감사실 인구청년팀 김정순 팀장은 지역 내 직업이 있는 청년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한 행사로 통사 만27~39세 연령이 직장이 있기 때문에 이 나이로 한정을 한 것이라며 직장인간의 공감대 속에 소통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생각하고 그 공감대 속에서 참여자들이 부담 없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나 농업인도 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남녀 비율이 안 맞더라도 40명을 모집해 청년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은 7일부터 18일까지 청춘캠프에 참가할 미혼 직장인을 모집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주민은 기획감사실(043-730-3782)로 연락하면 된다.

옥천군의 미혼남녀 만남행사 사업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

옥천군은 인구 늘리기 명목으로 미혼남녀 만남행사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2회 추경으로 1500만원을 편성하였다. 추진배경으로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개선, 결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함이라 하며 기대효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 형성이라 밝혔다.

정의당 남부3군위원회는 심한 분노를 표하며 해당사업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 청년들에게 당면한 현실은 외면한 채 시행하려는 본 사업은 결국 겉보기용 사업이다. 취업문제와 주거문제 등 사회로 나가 먹고 살기 바쁜 청년의 현실은 외면한 근시안적인 일회성 행사가 아닌 근본적인 청년문제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추진배경으로 결혼 친화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은 지자체가 나서서 청년들에게 암묵적으로 결혼문화를 강요하는 것이다. 옥천군은 군민들의 다양한 형태의 삶이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인구 늘리기 명목으로 출산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 형성을 기대효과로 넣었다는 점에서 옥천군의 인권 감수성은 최하위인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청년은 인구 재생산을 위한 도구가 아니며 여성의 몸은 출산의 도구가 아니다. 이들은 하나의 인격체임을 마음 깊이 각인하길 바란다.

이에, 정의당 남부3군지역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옥천군은 미혼남녀 만남행사를 철회하라.

2. 옥천군은 겉보기용 사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청년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권리보장 정책을 시행하라.

3. 청년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

4. 여성의 몸을 출산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정책은 다시는 수립하지 않길 바란다.

끝으로 정의당 남부3군위원회는 혐오와 차별 없이 평등한 옥천군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2019.10.09.

정의당 남부3군지역위원회 대변인 박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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